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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미까지 손에 들고 "문희상 사퇴" 외친 자유한국당 [최형창의 창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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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4-25 07:35:10 수정 : 2019-04-25 09: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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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여성의원들, 문 국회의장·이계성 국회 대변인 사퇴 촉구 / 24일 항의방문 중 임이자 의원과 '신체 접촉'에 반발 / 이계성 "성추행이라 하는 건 '자해공갈'이나 다름없어"
24일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다른 일정으로 의장실을 나가려던 중 임이자 의원의 얼굴을 만지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여성들이 백장미를 손에 들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계성 국회 대변인 사퇴를 촉구하며 국회 청사 내에서 가두행진까지 벌였다. 백장미는 순결, 순수한 사랑, 평화를 상징하는데 2017년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을 상징하기도 한다.

 

24일 국회는 종일 ‘난장판’이었다. 이날 아침 바른미래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오신환 의원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설치 법안을 여야 4당 원내대표 간 합의에 따르지 않고 소신 투표하겠다고 선언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오 의원을 사개특위에서 빼고 다른 의원을 보임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한국당은 국회법을 들먹이며 오전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실을 찾아가 문 의장을 둘러쌌다. 문 의장이 승인을 안 하면 사·보임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문 의장이 나가지 못하도록 막다가 한국당 임이자 의원이 튀어나왔다. 임 의원은 양 팔을 벌리고 문 의장을 포위하더니 “만지면 성희롱이에요”라고 했다. 그 말에 실소한 문 의장은 갑자기 양 손으로 임 의원의 볼을 감쌌다. 정확한 목소리가 들리진 않았지만 문 의장이 “그럼 이것도 성희롱인가”라고 말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임 의원은 페이스북에 짤막한 글을 남겼다.

 

“오늘 여러모로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의회 독주, 집권 여당과 현 정권의 독재를 막고자 누구보다 앞장서서 투쟁해왔습니다. 항상 최선봉이 저의 자리였고, 그렇게 누구보다 치열하게 싸워왔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하며... 참담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집권 여당과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반드시 막아내야합니다. 결단코 좌시할 수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들의 힘이 꼭 필요합니다. 집권 여당과 청와대의 폭주 그리고 의회의 폭주를 국민 여러분께서 꼭 막아주십시오. 현재 언론을 통해 불거진 제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당 차원의 조치가 이뤄질 것입니다. 지금 수 많은 분들께서 저에 대한 걱정과 응원을 해주고 계십니다. 뜨거운 눈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한국당 의원들과의 실랑이 과정에서 충격을 받은 문 의장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맞불을 놓듯 임 의원도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중앙여성위원장인 송희경 의원은 “임 의원은 병원에서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다”며 “노동계를 대변하면서 투사 역할을 해왔고 본인은 행동적으로 강인한 모습을 보여왔는데 어처구니 없게 당해서 수치심, 멘탈이 붕괴됐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여성의원들, 여성당직자, 여성보좌진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백장미를 들고 문희상 의장의 성추행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당 최고위원인 신보라 의원은 “국회 대변인도 사퇴해야 한다”며 “이는 명백한 2차가해다. 임 의원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고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 대변인인 전희경 의원은 ”잘못을 저지른 문 의장이 국회를 떠나는 것이 맞다”의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문 의장이 임 의원의 볼을 만지는 ‘신체 접촉’이 일어났기 때문에 이 점만 떼어내서 보면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전후 맥락을 보면 ‘성추행’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앞선 상황에서 임 의원이 “여성 의원들이 가서 막아야 해”라고 말한 장면이 포착됐고, 문 의장을 가로막는 과정에서 임 의원이 문 의장의 복부를 먼저 접촉한 장면이 있어서 맞고소를 할 여지도 있다.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성명에서 “자리를 빠져나가려다 신체가 닿은 것을 성희롱이라고 하니 (문 의장이) 순간적으로 화가 나 두 뺨에 손을 댄 것”이라며 “이를 성추행이라고 하는 건 ‘자해공갈’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성추행이라고 보기에는 과한 주장이긴 하지만 문 의장께서 굳이 왜 볼을 만지셔서 일을 키우신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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