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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절모에 검은색 코트 입은 김정은 … 김일성 따라하기

입력 : 2019-04-25 06:00:00 수정 : 2019-04-25 07: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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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러길 이모저모 / 경협 상징 하산 들러 ‘자력갱생’ 메시지 / ‘김일성의 집’ 방문… 내부결속 의도 관측 / 삼엄한 경비 속 블라디보스토크 도착 / 환영행사 후 극동연방대서 여장 풀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해 리용호 외무상, 리영길 군 참모총장 등의 수행원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방러 첫날인 24일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 여장을 풀었다. 김 위원장은 극동연방대학 내 귀빈용 숙소로 쓰이는 5개 건물 중 ‘1동’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1동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장으로 쓰일 것으로 보이는 ‘S동’ 옆에 있다. 당초 김 위원장은 이날 러시아 측과 공동 만찬을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후에 김 위원장 숙소로 들어가는 러시아 고위인사가 취재진에 목격되지 않아 만찬은 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의장대 사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오후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해 중절모를 손에 들고 러시아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AFP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쯤 북·러 접경인 러시아 하산을 경유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중절모와 긴 코트를 입은 김 위원장이 북·러 경협의 상징인 하산을 들른 것은 ‘자력갱생’의 의지를 보이는 동시에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을 상기시키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한 전용열차에서 레드 카펫을 밟고 기차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2차 북·미 정상회담 때와 유사한 발걸음이었다. 위원장이 내리기 전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준비상황을 확인하는 것도 하노이 회담 때와 비슷했다.

열차를 나선 김 위원장은 러시아 의장대를 지나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 올레크 코줴먀코 연해주 주지사,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 등 역 앞에서 기다리던 러시아 관계자들과 웃으며 인사했다. 북한 관계자 10여명도 역 앞에 나와 있었고, 그중에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현송월 단장과 장용식 지휘자도 있었다. 약 15분 동안 진행된 의장대 사열 등 환영행사 참석을 마친 김 위원장은 리무진 전용차량에 탑승해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로 이동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검은색 긴 코트를 입었고, 열차에서 내리면서 검은색 중절모를 썼다. 이는 과거 김 주석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중절모를 쓰거나 담배를 피우며 직접 군인이나 주민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 김 주석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앞서 오전 10시40분쯤 경유한 하산에서도 김 위원장은 ‘김일성의 집’이라고 불리는 ‘러시아-조선 우호의 집’을 방문했다. 이곳을 들른 것 또한 김 주석을 계속 자신과 동일시해 내부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24일 연해주 남단 하산스키 하산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별열차에서 하차하고 있다. 연해주 주정부 홈페이지

하산은 북·러 간 정치적 친밀도를 나타내는 장소일 뿐 아니라 북·러 경제협력의 핵심지역이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방문에 하산에서 기착한 것은 러시아와의 경협을 염두에 둔 상징적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2008년 러시아와 나선콘트랜스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긴밀한 경제협력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대북제재 압박으로 사업을 중단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최소 2박3일간 블라디보스토크에 머물며 북·러 정상회담과 북한 유학생과의 간담회, 주요 시설 시찰 등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찰 예상지로는 러시아 태평양함대 기지와 루스키섬의 오케아나리움(해양수족관), 블라디보스토크 근교의 우유 공장이나 초콜릿 공장, 빵 공장 등이 꼽힌다.

푸틴 대통령은 24일까지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국내 행사 일정을 마치고 25일 오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할 전망이다. 두 정상은 25일 극동연방대학 내에서 정상회담을 할 예정으로, 이 자리에서는 북한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 차원의 제재 완화 문제와 경제협력을 비롯한 북·러관계 현안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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