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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서 첫 정차한 김정은… 경협 통한 美제재 돌파 메시지

입력 : 2019-04-24 18:52:00 수정 : 2019-04-24 21: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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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러길 이모저모 / 러 손님맞이 관습대로 빵·소금 건네 / 金 인근 ‘김일성의 집’ 박물관 들러 / 블라디보스토크 곳곳에 바리케이드 특수부대원 배치… 경찰, 철통 경호

8년 만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러 접경지인 러시아 하산을 경유했다. 북한의 자력갱생을 위한 경협 의지를 드러내는 행보로 보인다.

24일 연해주 남단 하산스키 하산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별열차에서 하차하고 있다. 연해주 주정부 홈페이지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25일 오전 10시40분쯤 두만강 위 철교를 통해 북·러 국경을 넘었다. 열차가 러시아에서 처음 정차한 곳은 접경지역인 하산역이다. 나탈리야 카르포바 하산 의회 의원은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북·러 국경을 넘어 하산역에 도착한 소식을 현지 타스통신을 통해 전했다.

김 위원장이 붉은 카펫이 깔린 계단을 따라 열차에서 내렸고,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극동·북극개발 장관, 올렉 코줴먀코 연해주 주지사,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주재 대사 등 러시아 측 인사들과 조석철 블라보스토크 주재 북한 총영사 등이 김 위원장을 맞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산역에서 올레크 코줴먀코 연해주주지사(오른쪽)와 알렉산더 코즐로프 극동개발부 장관(가운데)의 영접을 받고 있다. 연해주 주정부 홈페이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오전 전용 열차 편으로 러시아와 북한의 접경 지역인 하산역에 도착해 영접 인사들과 환담하고 있다. 김 위원장 옆 탁자에는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당시로 보이는 사진이 놓여져 있다.

하산역에 대기하고 있던 전통의상 차림의 러시아 환영단은 김 위원장에게 환영의 뜻으로 쟁반에 담긴 빵과 소금과 꽃다발을 건넸다. 러시아에서는 귀한 손님이 오면 빵과 소금을 방문객에게 건네는 관습이 있다. 꽃다발을 받은 김 위원장은 하산 역사 안으로 이동했다. 카르포바 의원은 타스통신에 김 위원장에게 꽃다발이 전달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아마 지금 (김 위원장이) ‘김일성의 집’ 박물관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르포바 의원이 말한 김일성의 집의 정식 명칭은 ‘러시아-조선 우호의 집’이다. 1986년 김일성 주석의 소련 방문을 앞두고 양측 우호를 기념해 하산에 세워졌고, 지금은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과거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이곳에서 환영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러시아군 의장대가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하산은 북·러 간 정치적 친밀도를 나타내는 장소일 뿐 아니라 북·러 경제협력의 핵심지역이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방문에 하산에서 기착한 것은 러시아와의 경협을 염두에 둔 상징적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2008년 러시아와 나선콘트랜스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긴밀한 경제협력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대북제재 압박으로 사업을 중단한 상황이다. 북한은 하산에서 한국과 시베리아 광산에서 채굴된 석탄을 철도로 나진항까지 수송한 뒤 배를 이용해 포항제철소 등으로 옮기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운영한 적도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해 리용호 외무상, 리영길 군 참모총장 등의 수행원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전용열차는 오전 11시40분쯤 하산역을 빠져나와 단선 철로를 따라 연해주 도시 우수리스크 방향으로 향했다. 하산∼우수리스크 간 거리는 260㎞로 통상 7시간이 걸린다. 우수리스크에서 열차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접어들어 블라디보스토크 방향으로 틀어 남쪽으로 내려갔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 도착 후 기차역에서 러시아 측의 영접을 받은 뒤 곧바로 숙소로 예정된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학 내 호텔로 이동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역 앞의 인공기와 러시아 국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위해 24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해 의장행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블라디보스토크 역사 주변에는 이른 아침부터 경찰들이 순찰하는 등 보안을 대폭 강화한 분위기였다. 경찰견을 이끌고 역 주변을 샅샅이 수색하는 경찰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고, 역 앞에는 차량이 들어올 수 없도록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역 외부에는 국가근위대 산하 특수부대원들을 태운 밴이 주차돼 있고, 경찰들도 시간이 갈수록 증원됐다. 뿐만 아니라 역 주변 가게들이 영업을 중단하고, 근처를 지나는 대중교통 노선도 변경되는 등 김 위원장에 대한 철통 경호 상황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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