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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잇따른 고장에 검증 부실 논란까지… ‘사고뭉치’ 대구함

입력 : 2019-04-22 18:45:54 수정 : 2019-04-22 21: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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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의원에 제출한 자료 보니 / 2017∼2019년 추진체계 20여회 고장 / 추진전동기, 습도 경보로 시동 실패도 / 수리 받으러 항해하다 ‘이상’… 작동 중지 / 가스터빈 ESS 수정 이후에도 문제 발생 / 함장, 참모총장 등에 문제점 공문 보내 / 검증후 대책도 엉뚱… 일각 “눈속임” 지적 / 해군은 원인조사 완료 후 재투입 방침
최근 잇따른 고장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해군 대구함이 항구에 정박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해군의 신형 호위함 대구함(3600t급) 추진체계에서 고장이 잇따라 발생, 운용에 심각한 차질을 빚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군이 최근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2019년 2월까지 대구함 추진체계에서 20여 차례의 고장이 발생했다. 대구함 추진체계는 가스터빈과 추진전동기(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전기를 이용한 모터로 항해하다가 긴급 상황에서는 순간 속도가 높은 가스터빈을 가동한다.

추진전동기의 경우 2017년 7월17일에는 습도 경보로 시동에 실패해 제습장치 가동 후 경보를 해제했으며, 2018년 4월 27일 냉각수의 온도를 확인할 수 없는 문제가 발견돼 관련 장비를 교체했다. 같은 해 10월29일 수리를 받기 위해 진해에서 거제로 가던 중 작동중지(shut down) 상황이 발생, 전원 공급장치를 신품으로 교체했다. 군 소식통은 “수리를 받으러 항해하다가 이상이 발생했다는 것은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스터빈에서는 2017년 11월 17일 전기시동체계(ESS) 과전류차단기에서 경보가 발생, 시동을 걸지 못했다. 해군은 관련 프로그램을 수정했지만 2018년 6월 12일과 7월 17일, 8월 6일에도 같은 부분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 고장의 근본적 원인을 해소하지 못한 채 임시방편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함장 A중령은 지난 3월 말 대구함의 문제점을 기록한 공문을 심승섭 참모총장을 비롯한 해군 관계자들에게 보냈다. 공문에서 함장은 △일반 항해 및 작전 운용 시 주기관(추진전동기) 반응이 느려 안전 항해에 지장 초래 △해상 보급 시 예비기관 사용이 불가능해 비상사태 발생 가능성 △전기모터→가스터빈 전환에 10분 소요 등의 문제점을 보고했다.

이에 대해 해군은 3월 말 함장의 보고에 대한 검증을 실시했다. 검증 직후 해군은 주기간 반응속도에 대해 “추진전동기 운용모드를 기동모드로 쓰면 보다 빠른 속력변화가 가능하다”며 “(최고속도에서 정지명령 후 시속 4㎞ 시점까지 전진한 거리인) 정지타력은 추진전동기만 쓰는 정보함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해상 보급 과정에서 예비기관 사용 불능 문제는 “관련 규정·지침이 없다”면서도 “보조기관이 없어도 해상 보급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전기모터→가스터빈 전환 소요시간에 대해서는 “시험평가나 시운전평가 항목이 아니지만 워밍업을 생략하는 기능을 추가하면 5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군 안팎에서는 해군의 확인결과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함장은 일반항해와 작전 운용과정에서의 추진전동기 반응문제를 지적했으나, 해군은 일반항해·작전에서 쓰이는 항해모드 대신 입·출항에서 사용하는 기동모드 운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함장의 문제제기를 해결하려면 항해모드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데, 기동모드 운용 대안이 실무자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에서 대구함을 선두로 우리 해군 함정들과 P-3 해상초계기 등 항공기들이 대오를 맞춰 기동하고 있다. 연합

전투함과 성격이 전혀 다른 정보함을 비교 대상으로 삼은 것도 대구급보다 먼저 배치된 인천급 호위함의 정지타력이 대구함보다 훨씬 짧다는 점을 의식한 ‘눈속임’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워밍업을 생략할 경우 추진체계 과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군이 2013~2017년에 만든 대구함은 대구급 차기 호위함 중 처음으로 전력화된 것으로 3400억원이 투입됐다. 해군은 지난 1월 말 발생한 대구함의 고장 원인을 조사한 뒤 대구함을 임무에 재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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