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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하는 사람을 조심하라"… '트럼프의 보복' 시작되나

입력 : 2019-04-21 10:39:15 수정 : 2019-04-21 10: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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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협조' 내부 방침 따라 조사 응하고 메모 제출한 참모진 '보복 우려'
특검 해임 시도 폭로한 맥갠 前고문이 최대 타깃…소속 로펌이 일거리 뺏겨

18일(현지시간) 공개된 로버트 뮬러 특검 보고서에 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날 메모를 하는 도널드 맥갠 당시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왜 메모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변호사들은 메모하지 않는다. 메모하는 변호사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맥갠 고문은 "나는 진짜 변호사이기 때문에 메모를 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한 변호사와 많이 일해봤지만 메모하지 않더라"라고 빈정거렸다.

자신의 언행이 기록으로 남겨지는 것에 트럼프 대통령이 부담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일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걱정은 현실이 됐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백악관의 참모 10여명이 특검에 메모 같은 개인적 기록을 제출했고 이 기록들이 참모진의 진술과 더불어 특검 수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롭 포터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맥갠 전 고문의 비서실장이었던 애니 도널드슨,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의 비서실장이었던 조디 헌트 등이 개인적 기록을 특검에 제공했고 이들 메모가 보고서에 최소 160차례 거론됐다.

특검 보고서가 이런 메모를 주요 근거로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방해 시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촉발했다고 WP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도 '기록을 제출한 참모들'에 대한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19일 트위터에 특검 보고서를 '정신 나간 뮬러 보고서'(Crazy Mueller Report)라고 지칭하며 "이른바 '노트'(notes)를 하는 사람들을 조심하라, 노트는 (누군가) 필요로할 때까지는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적었다.

이 때문에 특검에 개인적 기록을 제출한 참모들은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사실 이들이 특검 수사에 협조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변호인단이 수사에 협조하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었다. 많은 당국자가 자발적으로 특검 조사에 응했고 개인 메모와 이메일 같은 기록을 제출했다.

맥갠 전 고문은 물론 라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도 특검 조사에 응했으나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조치'를 우려해야 할 형편이 됐다.

최우선 타깃은 뮬러 특검 해임을 추진하라는 지시를 거부한 맥갠 전 고문이 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19일 인터뷰에서 "맥갠이 무엇 하나라도 범죄라고 생각했으면 왜 (백악관에) 머물러 있었나"라며 "그는 아주 좋은 변호사다. 그가 뭔가 불법적이라고 여겼다면 그의 일을 계속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갠 전 고문은 2017년 6월 특검 해임을 추진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려다가 동료들의 설득에 마음을 바꿨고 지난해 가을까지 백악관에서 일했다.

맥갠 전 고문의 친구는 "맥갠은 로펌 업무에 집중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분쟁을 피하기를 바라면서 시선을 끌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의 한 참모는 "어쨌든 맥갠이 트럼프 대통령을 구한 것"이라며 "만약에 맥갠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했다면 헌법적 위기가 닥쳤을 것이다. 대통령의 자존심은 상처를 입었지만 여전히 (대통령) 자리에 있는 것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맥갠 전 고문을 겨냥한 보복이 시작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2020년 대선을 준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본부는 2016년 대선부터 자문 활동을 해온 존스데이 로펌 대신 공화당 전국위원회에서 일했던 변호사 네이선 그로스를 선임하기로 했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이는 비용을 줄이는 차원이기도 하지만 맥갠 전 고문에 대한 보복이기도 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맥갠 전 고문은 백악관을 떠난 뒤 존스데이 로펌에서 파트너로 일해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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