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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발목잡기" vs "장외투쟁할 것"… 與野 극한충돌

입력 : 2019-04-19 20:50:59 수정 : 2019-04-19 20: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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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이 후보자 임명에 野 반발…대치정국 경색 심화 전망
민주 "한국당, 민생은 뒷전이냐" 공세…최근 여론흐름 변화에 힘 얻은 듯
한국 "좌파 독재·헌법 모욕의 날", 내일 대규모 장외투쟁…바른미래 "국민 무시 정점"
文대통령 제안 여야정 협의체 가동 여부 주목…한국 "지금 얘기할 때 아냐"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강력 반대에도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국은 급속히 얼어붙었다.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전자결재를 통해 이미선·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했다.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임명이다.

이미 대규모 장외집회를 예고했던 한국당은 이 후보자의 임명 소식에 더욱 강하게 반발하며 대여 공세 강도를 높여나가기로 했다. '이미선 적격' 입장을 고수해온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국정 발목잡기'라며 역공에 나섰다.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8일 소집된 4월 임시국회의 공전도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당은 특히 이 후보자 지명철회, 청와대 인사라인 경질 등의 요구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자 여권을 집중적으로 성토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인사 대참사'가 발생했고, '인사 독재'를 보았다"며 "속았다. 저도 속았고 우리 당도 속았다. 우리 국민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속았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08년 한나라당(한국당 전신)의 총선 공천이 공정하지 않았다며 "저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고 비판한 것을 연상케 하는 발언이다.

황 대표는 "말로 하지 않겠다. 이제 행동으로 하겠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전희경 대변인도 논평에서 "오늘은 대한민국 헌법이 모욕당한 날이자 헌법재판소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날"이라며 "국민과 야당의 마지막 열망을 걷어 차버리고 문재인 정권이 좌파독재의 길을 스스로 선택한, 좌파독재 퍼즐 완성의 날"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오는 20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정권 국정운영 규탄'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청와대 인근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까지 가두행진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국당이 '당원 총동원령'을 내린 만큼 집회에는 1만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사 문제뿐 아니라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등 현 정부 정책을 규탄한다는 계획이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이 후보자 임명 강행함으로써 스스로 오만과 불통, '국민 무시'의 정점을 찍었다"며 "국민을 무시하고 법치와 민주주의를 어둡게 하는 정부는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임명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방어막을 치면서 한국당이 정치공세에 몰두하고 있다며 역공도 펼쳤다.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후보자가 내부 정보를 주식투자에 이용해 사익을 취한 것도 아니고 작전세력마냥 불법적으로 주가조작을 한 것도 아닌데 주식투자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과도한 정치공세"라며 "문 대통령이 하는 것은 뭐든지 반대부터 하고 본다는 어깃장 정치에 지나지 않는다.

이 후보자 측이 주식 보유·투자 논란과 관련해 해명했고 보유 주식을 전량 처분, 의혹이 해소됐다는 것이 민주당의 인식이다.

특히 최근 이 후보자에 부정적이었던 여론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도 여당의 '이미선 엄호'에 힘을 더한 요인이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7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1명에게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한 결과, 이 후보자 임명에 찬성하는 응답은 43.3%, 반대하는 응답은 44.2%로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 임명 전에 열린 당 회의에서 "한국당은 가짜뉴스와 인신공격으로 여론몰이만 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한국당의 대규모 장외집회에 대해 "민생은 생각도 안 하면서 국정 발목만 잡겠다는 것은 오기의 정치"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 임명을 둘러싼 여야 간 극한 대립 속에 민생·개혁 법안을 처리할 4월 국회는 계속 표류 중이다.

여야가 4월 국회의 공전을 놓고 네 탓 공방도 벌였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민생 외면, 정쟁 올인의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며 "당장 국회로 복귀해 4월 국회 일정 합의에 응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오히려 여당이 상임위별 정부 업무보고, 현안보고 일정에 합의하지 않고 있다"며 "오로지 법안소위만 열려고 하고 있다"고 맞섰다.

여야 갈등에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최저임금 결정 체계 개편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 등 민생 법안 논의는 뒷전으로 밀리는 분위기다.

여야 대치가 이어지면서 문 대통령이 순방 출국 전에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 가동이 성사돼 꽉 막힌 대치 정국을 풀 해법이 될지 주목된다.

한국당은 원칙적으로 여야정 협의체를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현재 대치 국면에서 논할 계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나 원내대표는 여야정 협의체 회의 참여 여부와 관련해 "지금은 그 말씀을 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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