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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진 삶' 반영했나… 지난해 해외이주자 3배 넘게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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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4-13 14:30:00 수정 : 2019-04-13 15: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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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후 줄곧 감소한 해외이주, 지난해 반등 / 어려워진 경제 사정이 해외이주 증가로 이어졌나 /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영어권 선진국'에 쏠려 / "자녀교육, 직업선택의 폭 등 생활 여건 양호해서"

지난해 해외이주자가 2017년 대비 5000명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이주는 2011년 이후 줄곧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왔는데 7년 만에 갑자기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신생아가 거의 태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해외이주자마저 늘면 급격한 인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어려워진 경제 사정이 해외이주 증가로 이어졌나

 

13일 통계청이 운영하는 ‘이(e)-나라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해외이주자는 총 625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의 1443명과 비교해 무려 330%가량 증가한 수치다.

 

해외이주자란 우리 국민 중 한국을 떠나 해외로 이주할 목적으로 출국 전에 외교부에 해외이주를 신고한 자를 뜻한다. 외국 시민권을 취득한 이들은 해외이주 신고 대상자가 아니므로 포함되지 않는다. 한국인의 해외이주 현황은 외교부의 재외동포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해외이주자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1년 2만2628명을 기록한 이후 줄곧 감소해왔다. 2012년 1만5323명이던 것이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에도 2013년 8718명, 2014년 7367명, 2015년 7131명, 2016년 4784명으로 계속 줄었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는 불과 1443명에 그쳤다. 그랬는데 지난해 6257명으로 1년 새 5000명 가까이 늘며 반등세로 돌아선 것이다.

 

해외이주자 현황. 자료=이-나라지표

정부의 한 관계자는 “대체로 2008년 이후로 해외이주자 수는 소폭 증가 또는 감소 추세를 이어왔다”며 “이는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따른 생활수준 향상 등 요인으로 해외이주 수요가 감소한 점, 그리고 주요국이 이민을 받아들이는 조건을 강화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뒤집어 말하면 해외이주자 수가 꾸준한 감소세에서 지난해 갑작스러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의 지지부진과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으로 우리 경제가 처한 어려움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영어권 선진국'에 쏠려

 

지난해 한국인 해외이주자 6257명이 새 거주지로 선택한 나라를 살펴보면 미국이 3183명(50.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캐나다 1089명(17.4%) △호주 547명(8.7%) △뉴질랜드 255명(4.1%) 순인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이주자 대부분이 이른바 영어권 선진국가에 몰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영어를 사용하는 선진국으로서 자녀교육, 직업선택의 폭, 기후, 종교 등의 측면에서 생활 여건이 양호하다”며 “또 이미 많은 동포가 진출해 한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어 우리 국민이 현지에 정착하기가 용이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특히 미국을 택한 해외이주자가 많은 건 미국 정부가 한국인들을 ‘투자이민’으로 유치하려고 애쓰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 연방정부의 전임 이민정책 담당자는 지난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역대 미국 행정부는 한국인의 이민에 호의적”이라며 “한국인은 가족 중심적이고 열심히 일하는데다 교육열도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외이주자 증가에 불구경 하듯 가만히만 있을 순 없는 노릇이다. 출산율이 급속히 떨어져 인구가 정체 상태가 됐는데, 여기에 해외이민까지 늘면 인구 감소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해외로 이주했다가도 노후가 되면 국내로 되돌아와 정착하는 영구귀국자가 제법 됐는데 요즘은 이마저 줄어드는 추세다.

 

2013년 3621명이던 영주귀국자는 2014년 3561명, 2015년 2733명, 2016년 2481명에 이어 2017년에는 1860명으로 뚝 떨어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영주귀국자 수는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다”며 “앞으로 더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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