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다르푸르 학살' 장본인, 쿠데타로 끌어내려 지다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9-04-11 23:47:51 수정 : 2019-05-07 15:42:4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21세기 최악의 범죄 ‘다르푸르 학살 사태’의 장본인인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이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아와드 이븐 아우프 수단 국방장관은 11일(현지시간) 국영TV로 발표한 성명에서 “정권을 전복했다”고 선언하고 바르시 대통령을 안전한 곳에서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

 

바시르 대통령은 올해 75세로 1989년 민정을 뒤엎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30년 독재를 이어온 인물이다. 2003년 수단 내 다르푸르 지역 자치권을 요구하는 반군과 무력충돌해 사망자 30만명, 난민 200만명을 발생시켰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전쟁범죄 등의 혐의로 바시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30년 독재를 이어온 그는최근 넉달째 이어져 온 수단인들의 퇴진 요구를 거부한 채 시위대를 총격으로 진압했다. 결국 이날 자신이 정권을 잡았던 방식대로 군부 쿠데타로 인해 권좌에서 강제로 내려오게 됐다. 

 

이븐 아우프 장관은 군사위원회가 앞으로 2년의 정권 이양 기간에 국가를 통치할 것이며, 3개월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국가비상상태 기간 동안 영공을 24시간 동안 폐쇄하고 국경 통행로도 폐쇄한다고 밝혔다. 수단 정보·보안당국도 이날 전국에서 모든 정치범을 석방한다고 밝혔다.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이 퇴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11일(현지시간) 수단 어린이들이 수도 하르툼 거리에서 국기를 흔들며 웃고 있다.하르툼=AFP연합뉴스

넉달째 이어져 온 반(反)정부 시위는 지난해 12월 바시르 정권의 빵값 인상 조치에 대한 항의에서 시작됐다. 생활고 누적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한 수단인들은 곧 바시르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연일 연좌농성이 벌어졌고 지난 6일에는 시위 규모가 절정에 달했다.

 

바시르 정권은 최루가스와 실탄으로 시위대를 진압했다. 시위대 측은 지금까지 시위 진압 과정에서 60명 이상 사망하고 150명 이상이 부상했으며, 부상 정도가 심각해 사망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수천명이 체포된 상태였다. 시위대는 군과 경찰에 진압에 참여하지 말고 시위대와 함께 바시르 대통령 퇴진에 앞장설 것을 촉구해왔다.

 

특히 이번 시위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억압되는 존재 중 하나인 여성들의 열성적 참여, 소셜미디어 이용이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6∼8일 진행된 최대규모 반정부시위에서 차량에 올라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시위대를 북돋은 대학생 여성 ‘알라 살라’는 이번 수단 시위의 상징으로 떠올라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살라가 시위대를 주도하는 사진이 프랑스의 잔 다르크에 비견되며 트위터 등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했다. 살라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내 고향을 사랑하기 때문에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수단의 오마르 알 바시르 정권이 무너졌다는 소식이 알려진 11일(현지시간) 수단인들이 수도 하르툼 거리로 쏟아져 나와 축하 행진을 하고 있다. 하르툼=AFP연합뉴스

바시르 대통령 축출 소식이 퍼지면서 하르툼 도심에는 군중 수천명이 모여 “새 시대”, “새 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환호했지만, 군부 쿠데타가 벌어졌다는 소식에 시위를 주도해온 단체들은 우려를 표시했다. 또다른 얼굴의 독재정권 탄생이 우려된다며 민주화 시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단 정국이 안정을 찾을지는 불투명하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