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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간간해야?…잘못된 식습관이 흡연보다 무섭다 [뉴스 투데이]

입력 : 2019-04-04 20:09:23 수정 : 2019-04-04 22: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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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학, 195개국 조사 보고 / 소금 과잉 섭취, 조기사망 초래 / 통밀 음식·과일 안 먹어도 위험 / 암 등 유발… 기대수명 2년 낮춰 / 韓 10만명당 조기사망자 104명 / 우즈베키스탄 892명으로 최다 / “세계 전역서 식습관 개선 시급”

전 세계 조기사망의 5분의 1가량이 잘못된 식습관에서 기인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에 나쁜 식단은 심지어 흡연보다도 더 많은 조기사망을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의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가 19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일반의학분야 학술지 ‘랜싯’에 발표한 ‘2017년 세계 질병부담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00만명(22%)의 성인이 잘못된 식습관 때문에 사망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질 낮은 식단’이 심혈관질환이나 암을 유발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조기사망의 다음 원인으로는 고혈압(1040만명), 흡연(800만명) 등이 꼽혔다.

연구진은 식단이 수명 단축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15개 식품·영양소 소비량과 350여개 질병으로 인한 조기사망 추세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소금 과잉 섭취가 300만명의 죽음을 유발했으며, 통밀 음식이나 과일을 너무 적게 먹는 것은 각각 300만명, 200만명의 사망과 관련이 있었다. 견과류, 씨앗류, 채소, 해산물에 함유된 오메가3, 섬유질 과소 섭취도 조기사망의 주요 원인이었다.

 

나트륨 과다 섭취는 혈압을 높이고 심장마비나 발작 위험을 증가시키는 반면에 통밀 등 미정제 곡물로 만든 음식이나 과일 등은 심장질환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연구진은 짚었다. 암과 2형 당뇨 등도 나쁜 식습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연구진은 잘못된 식습관이 세계적으로 평균 2년의 기대수명을 낮춘다고 추산했다.

 

지난해 잘못된 식습관에 의한 10만명당 조기사망자는 우즈베키스탄이 891.8명으로 최다를 기록하는 등 중앙·동남·남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발생했다. 반면 과일·채소·견과류·콩류 등이 많이 포함된 ‘지중해식 식사’를 하는 이스라엘(88.9명), 프랑스(89.1명), 스페인(89.5명) 등은 그 수치가 훨씬 낮았다. 간장 등 소금기가 많은 소스를 주로 사용하며 최근 가공식품 소비량도 늘어난 중국은 10만명당 350.2명이 그른 식습관 때문에 조기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990년 238.5명 수준이던 일본은 지난해 96.9명으로 크게 줄었다. 크리스토퍼 머리 IHME 소장은 “일본에서 소금은 아직도 가장 큰 문제이긴 하지만 (섭취량이) 급감했고, 채소나 과일 같은 식품을 많이 먹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1990년 10만명당 430.9명에서 지난해 104.3명으로 감소했다.

보고서는 설탕, 트랜스지방 등이 많이 함유된 정크푸드도 우리 몸에 해롭긴 하지만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더 많은 조기사망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특히 견과류, 씨앗류가 전 세계 식탁에서 박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니타 포루히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사람들은 이들 식품이 에너지 함량이 낮고 비만을 유발한다고 오해하는데, 사실은 좋은 지방질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전역에서 식습관 개선 필요성이 시급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제 설탕·소금·지방 섭취를 줄이라고 설득하기보다는 건강한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도록 장려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돈이다. 빈곤국가에서는 권장량의 과일과 야채를 섭취하려면 가계소득의 52%나 지출해야 하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머리 소장은 “각국 정부가 건강한 식품의 생산·분배·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포괄적인 개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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