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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불화설 끊이지 않는데 언제까지 손놓고 있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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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3-27 00:31:09 수정 : 2019-03-27 00: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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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미가 대북정책에 엇박자를 내면서 불화설이 터져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하노이 회담 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겨냥해 ‘거짓말쟁이’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미국 정부가 북한은 물론이고 북한 비핵화 의지를 ‘보증’한 한국에도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 관료가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를 언급할 거면 (워싱턴에) 오지 말라’는 뜻을 우리 외교부에 우회적으로 전달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외교부 대변인은 어제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과정의 중요한 국면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미동맹의 틈새를 벌리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한·미관계의 이상 기류를 보여주는 정황 증거는 차고 넘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인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을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청와대가 이를 “중재를 요청했다”고 발표한 게 대표적 사례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최근 “중재는 이해관계가 없는 제삼자가 하는 것”이라며 “미국 측에서 이에 대해 상당히 불편한 감정을 표시했다. (이후) 청와대에서 ‘촉진자’라는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대가로 핵심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자 미국은 핵무기와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를 전면 폐기하는 일괄타결식 ‘빅딜’을 수용하라고 맞섰다. 회담 결렬 이후 미국은 대북 압박 강도를 높였지만 우리 정부는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를 거론하는 등 남북경협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북한이 협상판을 깨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지만 미국 입장에선 한국 정부가 미국과는 다른 곳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한·미가 대북정책에서 불협화음을 내면 북·미 비핵화 협상이나 한·미동맹에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양국 사이에 불필요한 오해가 있다면 해소하는 게 옳다. 마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번주 워싱턴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하는 방안을 양국이 최종 조율 중이라고 한다. 두 장관은 하루빨리 만나 한·미 불화설을 불식하기 바란다. 정부는 한·미 간 소통이 원활하고 공조가 탄탄해야 북한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남북협력 사업은 그다음에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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