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에어버스 300대 구매…美 보잉에 충격 준 시진핑

입력 : 2019-03-26 20:42:13 수정 : 2019-03-26 20:42:1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佛에 400억弗 경협 선물 안겨줘 / 원자력·문화교류 등 15건 협정 / 美·EU 틈 벌리고 일대일로 ‘구애’

유럽을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프랑스에서 에어버스 항공기 300대를 대량 구매키로 하면서 경쟁사인 보잉에 충격을 안겼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에어버스 항공기 구매를 통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틈을 벌리고,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에서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확장을 꾀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400억달러(약 45조원) 규모 경협 선물 보따리를 내놨다. 특히 중국 항공사들은 에어버스로부터 290대의 A320s, 10대의 A350 항공기를 구매하기로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줄 두번째)이 25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 줄 첫번째)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파리=신화연합뉴스

에어버스 항공기 구매는 이날 원자력과 문화교류, 클린 에너지 등 분야에서 양국 간 체결된 15개 경협 거래 가운데 하나다. 특히 지난해 1월 마크롱 대통령 중국 국빈방문 때 13개 중국 항공사가 184대의 A320s 항공기를 구매키로 한 것과 비교하면 계약 규모가 대폭 커진 것이다.

현재 중국은 국내 중산층의 비약적 성장과 해외여행 수요 급증으로 보잉과 에어버스의 가장 중요한 고객이 됐다. 보잉은 최근 항공기 추락 사고로 불거진 안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에어버스는 이를 계기로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협상에서 보잉사 항공기를 수입확대 품목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 항공기는 미국 주력 수출품이다. 중국의 에어버스 대량 구매는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이날 ‘미국의 이익에 유럽이 희생되고 있다”는 사설에서 “미국과 유럽이 같은 이념을 공유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다르다”며 ”유럽이 미국에 종속돼 서구의 보편적 가치가 실제로는 미국이 원하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에 대한 비판을 통해 유럽을 우군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를 이끌어낸 시 주석은 프랑스에서도 유럽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통해 일대일로 확장에 공세적인 행보를 보였다. 시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단결하고 번영하는 유럽은 다극화된 세계를 원하는 우리 비전과 어울린다”며 “중국은 언제나 유럽의 통합과 발전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