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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답변'과 '자료 거부' 난무한 인사청문회… 왜 하는 겁니까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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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3-27 07:00:00 수정 : 2019-03-27 11: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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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후보자의 인사검증 자리인 인사청문회 / 과거 자료 제출 거부와 부실 소명 질타하던 박영선 / 재산 형성·자녀 학적 및 해외송금 기록 제출 거부 / 평일 근무시간에 대학교 박사과정 이수한 박양우 / 근무지 이탈 지적에 "불성실한 측면 송구스럽다" / 자료 제출 거부하다 뒤늦게 장남 재산 공개한 조동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첫번째)이 이른바 '평창 롱패딩'을 입은 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 두번째)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

 

질문)“평창 패딩은 누구로부터 받거나 빌린 것인가?”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

 

답)“동료 의원으로부터 받음.”(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2.

 

질문)본인 및 배우자, 자녀 해외 거주한 기간은? (한국당 김기선 의원)

 

답)배우자 및 자녀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제출이 곤란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박영선 후보자)

 

#3. 

 

현행 인사청문회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근거로 해야 하는 인사검증에도 불구하고 임명동의가 요청된 공직후보자의 역량과 도덕성을 사전검증할 수 있는 역할과 기능이 법제화되어 있지 않아 인사실패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에 최소한의 적재적소 인사검증을 위한 공직후보자의 사전 질문지 작성 의무와 국가기관 등에의 사전자료제출 요구, 미제출 시 경고·징계 요구를 통해 적격한 공직후보자 임용을 위한 사전 인사검증의 단계적 정착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인사청문회법 일부개정법률안 제안이유. 2013년 4월22일, 박영선 의원 등 11인)

 

문재인정부 2기 내각을 이끌 장관 후보자 7명의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부실자료 제출과 거짓 답변으로 인사청문회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조동호 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는 자료 제출 거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증인 채택 불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거짓 답변으로 인사청문회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과거 인사청문회에서 자료 제출 거부와 부실 소명을 강하게 질타하던 박영선 후보자는 재산 형성과 자녀 학적과 해외송금 관련 기록을 일체 거부해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박영선 후보자, ‘고액 후원자·아들 학적·남편 경력’ 자료제출 거부

 

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따르면 박영선 후보자는 자녀의 학적 변동과 남편의 경력, 고액후원자와의 관계에 대해 ‘개인정보’를 이유로 답변을 거부했다. 한국당 김한기 의원은 박 후보자에게 2016년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박 후보자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한기 한국오피스 대표이사와의 관계와 김 대표의 총 후원금 납부 금액을 물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박 후보자는 이중국적인 아들의 외국인학교 재학 기간과 해외 고교 재학 여부를 묻는 말에 답변을 거부했다. 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청문회에서 답변을 거부하거나 동문서답·허위 답변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고 국회를 무시하는 형태”라며 “청문회를 무력화시키려는 다분히 의도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박영선 후보자는 2013년 4월 국회의 동의 또는 인사청문을 필요로 하는 공직후보자의 사전질문서 작성을 의무화하는 인사청문회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 발의했다. 박 후보자는 2009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게 “자료 제출을 하지 않고 어떻게 촣장으로서의 직무를 떳떳이 할 수 있겠냐”고 질타하는 등 인사청문회 때마다 후보자들의 부실자료 제출을 질타했다. 한국당 김성태(비례대표) 의원은 “박 후보자가 발의한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이 통과했더라면 이같은 ‘내로남불’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따져 물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야간 대학원 수업”→“평일 주중에 수강” 거짓 답변한 박양우 후보자 

 

이날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박양우 후보자는 한양대 박사과정을 이수하면서 야간 대학을 다녔다고 서면으로 답했지만 실제는 평일 근무시간에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은 “국장 시절에 평일 주간에 대학원 수업을 들었다”며 “근무시간 외에 들었다는 해명이랑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반차나 연차를 썼다”는 박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 김 의원은 “1년 연차를 전부 수업에 써야 가능하다”며 “학교와 자택, 직장과 거리를 계산하면 (반차를 쓰더라도) 근무지를 이탈했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자는 “불성실한 측면에 대해서는 송구스럽다”고 해명했다. 

 

◆임의로 장남 재산 고지 거부한 조동호 후보자, 뒤늦게 공개…포르쉐 포함 수천만원 재산 보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조동호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장남의 재산 내역을 고지하지 않을 경우 공직자윤리법에 의거해 고발할 것”이라며 “이런 무책임한 인식을 가진 후보자를 추천한 청와대와 여당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조 후보자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장남의 재산 공개를 거부했다. 

 

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조동호 후보자는)지금까지 이런 후보를 본 적 없을 정도로 비리종합세트”라며 “우리가 필요로하는 거의 모든 자료 제출 거부하고 있다. 청문회를 사실상 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료가 미비한 상태”라고 성토했다. 

 

성명이 공개되자 조 후보자는 뒤늦게 장남의 재산을 공개했다. 조 후보자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조 후보자의 미 콜로라도 볼더 카운티(Boulder County) 소재 공동주택 임차보증금($1861, 약 211만원), 예금($21610, 약 2450만원), 현금($19500, 약 2211만원-차량 매매대금)과 차량(2012년식 포르쉐) 1대(약 $31800, 약 3600만원)를 보유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저의 장남 재산 고지거부가 불필요한 오해를 계속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장남의 재산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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