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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에 제재 해제 '스냅백' 합의 시도…볼턴이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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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3-26 10:53:56 수정 : 2019-03-26 10: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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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北 외무성 부상 협상 내막 밝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스냅백(snapback) 조항을 추가할 것을 제안하며 협상 타결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5일 평양의 주북 외교단과 일부 외신을 대상으로 한 회견에 앞서 이러한 협상 내막을 밝힌 발언문을 작성했다.

 

최 부상의 발언문에는 “회담에서 우리가 현실적인 제안을 제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제재를 해제했다가도 조선(북한)이 핵활동을 재개하는 경우 제재는 가역적’이라는 내용을 포함시킨다면 합의가 가능할 수 있다는 신축성 있는 입장을 취했다”고 적혀 있다.

 

이어 “하지만 미 국무장관 폼페오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턴은 기존의 적대감과 불신의 감정으로 두 수뇌분들 사이의 건설적인 협상 노력에 장애를 조성하였으며 결국 이번 수뇌회담에서는 의미있는 결과물이 나오지 못하였다”고 전했다. 

 

북한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하노이 현지 기자회견에서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대신 민생 관련 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상응조치를 해달라는, ‘현실적인 제안’을 미국에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부상의 발언문과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북한의 요구조건을 수용하는 대신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협상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스냅백 조항 수용을 전제로 하노이 선언에 서명할 마음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막아서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 부상의 평양 회견에 참석했던 러시아 타스, 미국 AP통신 등 외신들의 보도에는 관련 내용이 빠져있다. 최 부상이 이 문장을 읽지 않았을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그 배경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서 “합의문이 마련돼 있었지만, 오늘은 서명하기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며 “제재 완화 때문에 회담이 이렇게 됐다”고 책임을 북한에 넘겼다. 북한이 ‘영변 폐기+α(플러스 알파)’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제재 해제를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는 게 당시 미국 측의 설명이었다.

 

최 부상의 발언문에는 볼턴 보좌관에 대한 분노와 적의도 고스란히 담겼으나 이 대목도 외신 보도에는 나오지 않았다. 최 부상은 “제2차 수뇌회담 이후 미국 고위관리들 속에서는 아주 고약한 발언들이 연발되고 있다. 특히 볼턴은 대화 상대방인 우리에 대해 말을 가려하지 못하고 자기 입에서 무슨 말이 나가는지도 모르고 마구 내뱉고 있다”며 “그런 식으로 우리 최고지도부와 인민의 감정을 상하게 할 때 그 후과가 어떠할 것인지, 과연 감당할 수 있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직격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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