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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m' 세계 최고층 빌딩에 뉴질랜드 총리 얼굴 투영된 까닭은? [월드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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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3-25 11:24:00 수정 : 2019-03-25 11: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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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다 아던(39) 뉴질랜드 총리,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칼리파 전면에 등장 / 테러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리더십으로 주목

50명이 희생당한 사상 최악의 테러에 단호하게 대응하면서도 주된 피해자인 무슬림을 포용하는 리더십으로 세계인의 찬사를 받은 저신다 아던(39) 뉴질랜드 총리가 세계 최고층 빌딩인 아랍에미리트(UAE)의 부르즈칼리파 전면에 등장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히잡을 쓴 채 총기 테러 피해자 가족을 껴안고 지그시 눈을 감고 있는 아던 총리 모습이 지난 22일 두바이에 위치한 부르즈칼리파에 투영됐다. 아던 총리 모습 위로는 ‘평화’라는 글자가 아랍어와 영어로 새겨졌다. 

 

2008년 완공된 부르즈칼리파는 지상 163층, 높이 828m의 세계 최고층 건축물이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는 트위터를 통해 “뉴질랜드는 오늘 모스크(이슬람사원) 공격의 순교자들을 기리며 침묵했다”며 “아던 총리와 뉴질랜드가 보여준 진심어린 공감과 지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자칭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격 테러 일주일 만인 지난 22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알누르 모스크 인근 헤글리공원에서 약 2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추모식을 언급한 것이다. 당시 추모예배에서는 이슬람 의식인 ‘아잔’(adhan)에 이어 희생자를 기리는 2분간의 묵념이 진행된 바 있다.

 

아던 총리는 추모예배에도 히잡을 쓰고 참석해 “뉴질랜드는 당신과 함께 희생자들을 애도한다. 우리는 하나다”라고 말했다. 또 예언자 무함마드의 말을 인용해 “신자들은 서로의 친절과 연민, 동정 속에서 한 몸과 같다. 몸의 어느 한 부분이 괴로우면 전신이 고통을 느낀다”고 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지난 15일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 두 곳이 공격을 받아 50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후 아던 총리는 히잡을 쓰고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 위로하는가 하면 “우리는 이번 공격으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난민 포용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가해자와 총기 문제에는 신속·단호하게 대처했다. 그는 19일 국회 연설에서 “결코 테러범의 이름을 부르지 않겠다. 테러범의 악명만 높아진다”며 “범인보다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자. 사람의 목숨을 뺏은 이의 이름보다 목숨을 잃은 이들의 이름을 말해야 옳다”고 강조했다. 아던 총리는 아랍어로 ‘앗살라무 알라이쿰’(여러분에게 평화를)이라고 말하며 연설을 마무리짓기도 했다.

 

또 군대식 돌격용 자동소총 및 반자동 소총 판매를 즉각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총기 테러 대책을 발표했다. 이미 판매된 총기는 정부가 되사들이는 ‘바이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에 대해 “전 세계를 통틀어 정부가 총기 참사 이후 취한 ‘가장 신속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37세 때인 2017년 10월 ‘세계에서 가장 젊은 여성 총리’라는 타이틀로 임기를 시작해 유명세를 탄 아던 총리는 테러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이같은 리더십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두바이 군주는 테러 후 아던 총리와 뉴질랜드가 보여준 모습이 “전 세계 15억 무슬림의 존경을 받고 있다”고 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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