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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보치오니 ‘도시가 일어나다’

미래란 말은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힘들고 어두웠던 과거를 뒤로한다는 안도감을 갖게 하고, 새로운 일을 펼쳐 나간다는 각오와 기대감을 갖게 한다.

미술에서도 미래란 명칭을 붙인 미래주의라는 예술사조가 있었다. 20세기 초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미술, 문학, 연극, 음악 등에 걸쳐 나타났고, 특히 미술에서는 기계문명 시대에 적합한 양식을 시도했다. 미래주의 화가이자 조각가인 움베르토 보치오니는 새로운 시대의 미술이 기계나 자동차의 활력적인 힘이나 속도, 그리고 역동적인 운동성을 나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주관적인 표현이나 전통적인 공간구성법을 피하고, 형태들이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나타내는 새로운 표현 형식을 찾았다.

그는 ‘도시가 일어나다’라는 작품에서 새로운 도시 건설로 부산하게 들떠 있는 밀라노의 활기찬 느낌을 나타냈다. 원경의 건물이 세워지고 있는 광경은 색선의 분할주의 방식을 사용해서 나타냈다. 중경에는 근육질의 흰색 붉은색 말들이 감당할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꿈틀거리는 모습을 표현했다. 소용돌이 꼴의 색선이 아주 빠르게 뒤섞이고 겹쳐 흐르는 것처럼 나타내서 도시의 활력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 소용돌이 꼴의 색선안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손을 뻗치기도 하고 따라가기도 하는 사람의 모습을 전경에 나타냈다. 새로운 도시의 활력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삶이라는 소재를 결합해서 활기참과 역동성으로 가득한 도시의 미래를 표현한 작품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미세먼지의 상태가 어떤지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돼버렸다. 도시의 활기참이 미세먼지 안에 갇힌 느낌이라서 비라도 내렸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그러던 중 대지를 적시는 봄비가 내리고, 파란 하늘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 사이로 산수유 꽃이 노랗게 빛을 발하고, 초록색 새싹이 돋아나는 나무의 모습을 보니 새 생명이 움트는 봄을 실감하게 한다. 이번 주말에도 파랗고 맑은 하늘을 보고 싶고, 미래를 여는 힘찬 이야기만 들리기를 기대한다.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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