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YG 내우외환…'승리게이트'에 이어 국세청 칼날까지

입력 : 2019-03-22 09:49:03 수정 : 2019-03-22 10:04:5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깊은 수렁에 빠졌다. YG를 대표하는 빅뱅의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클럽 버닝썬 사건과 해외 투자자 성접대 알선 및 경찰 유착 의혹에 연루돼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까지 받게 된 것이다. 안팎에서 벌어지는 악재에 YG 시가 총액도 약 2235억원이 증발했다. 한때 월드스타 싸이를 품으며 대형 연예기획사 중 ‘시총 1위’에 빛나던 때와 극명하게 대조된다. 

 

승리. 연합뉴스

◆YG 절벽으로 밀어붙인 ‘승리게이트’... 승리 “연예인이라 불리”

 

최근 YG의 급추락에 불을 당긴 건 승리였다. 승리가 사내이사로 있던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은 클럽 내 마약 유통 및 성범죄, 탈세, 경찰 유착 의혹 등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이 과정에서 승리는 “사실무근”이라고 항변했지만 해외 성매매 알선과 해외 원정 도박·마약 투약 의혹까지 제기됐다. YG는 승리를 감싸기 바빴고, 성난 팬들과 여론의 싸늘한 반응을 되돌릴 수 없었다.  

 

급기야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승리는 YG와 빅뱅에 누를 끼칠 수 없다며 빅뱅을 탈퇴하고 YG 측과 협의해 계약을 해지했다. 그러면서 제기된 의혹들을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지난 19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건이 카카오톡 대화 내용으로부터 시작된 것 아닌가”라며 “바보 같은 친구끼리의 허세였다. 이런 게 탈세, 경찰 유착 여론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원정도박 혐의도 부인했다. 승리는 “(카톡방에서) 내가 돈 땄다고 하거나 돈 사진 보낸 건  허풍, 거짓, 자랑질하려고 있지도 않은 사실을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은 진실을 얘기해도 아무도 믿지 않는 상황이다. 수사기관조차 카카오톡 내용이 다 사실이고 증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제가 유명하고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냉정하게 판단되지 않을까봐 두렵다”는 심경을 전했다. 

 

승리 사태의 불똥은 그를 키워내고 관리한 YG로 튀었다. 특히 승리 등 빅뱅 멤버들을 비롯해 YG 소속 스타 연예인들이 유독 자주 추문에 휘말리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례가 재조명되면서 YG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됐다. 특히 YG의 알파와 오메가라 할 수 있는 양현석 대표가 사과 표명 등 이번 사태에 대한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잠잠히 있는 것도 논란이 됐다. 그러면서 YG의 아티스트 관리 부실과 무책임, 위기관리능력 부재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재계의 저승사자’의 세무조사 칼날까지

 

이런 와중에 국세청까지 나서 YG를 압박했다. 지난 20일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이틀 전 YG 측이 “특별 세무조사에 대해 통지받은 바 없다”고 잘라 말한 것을 무색케하는 대목이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 사옥에 국세청 조사4국 조사관들이 도착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관 인원이 100명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조사4국은 ‘재계의 저승사자’,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며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통상 기업의 정기 세무조사가 5년에 한 번씩 이뤄지는 점에 비춰보면 2016년 정기 조사를 마친 YG의 이번 세무조사는 특별세무조사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양현석 YG 대표. 한윤종 기자

최근 YG는 양현석 대표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서울 서교동 클럽 ‘러브시그널’을 유흥주점이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해 개별소비세 10%와 교육세 3%를 탈루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다만 이번 세무조사가 사실상 YG의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조사 결과가 단순히 클럽 하나를 넘어 YG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YG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버닝썬 사태’ 이후 시총 2235억원 증발... 호재에서 악재된 빅뱅

 

연이은 악재에 YG 주가는 하한선을 모른 채 떨어지고 있다. 세무조사 소식이 알려진 21일 YG 주가는 전날보다 1.67% 떨어진 3만5400원에 마감했다. 클럽 버닝썬 사태 이후 올 고점 대비(종가 기준 1월8일 4만8900원) 29%가량 떨어진 수치다. 기관과 외국인 팔자세에 증발한 시가총액은 2235억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 상황에선 YG의 수익을 개선시킬 뾰족한 돌파구가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빅뱅은 YG 해외 공연 수입의 절반을 담당한다. 지난해 2월 빅뱅 멤버 지드래곤(G-DRAGON, 본명 권지용)이 입대하며 공연 매출과 디지털 음원 수익이 크게 하락했다. YG 2018년 영업이익은 2017년 251억원보다 62.4% 감소한 9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초 군대에 간 빅뱅 멤버들이 4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제대하며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리라 기대됐다. 그런데 최근 빅뱅 멤버 탑(TOP, 본명 최승현)의 병가 특혜 의혹과 지드래곤의 현역 복무 부적합 심사신청 사실이 알려지며 이 또한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박연미 경제평론가는 지난 13일 YTN라디오 생생경제에 출연해 “(YG 주식)투자 주체를 보니 개인이 너무 많다. 이 회사 캐시카우는 빅뱅이다. 그런 빅뱅에 큰 균열이 생겼고, 회사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 한동안 외부 투자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아주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