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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불복' 일침…김경수 2심 재판부의 ‘작심 비판’

입력 : 2019-03-19 18:43:34 수정 : 2019-03-19 22: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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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前 불복·비난, 문명 국가선 상상할 수 없는 일” / “재판 시작도 전에 결과 예단해 진실 상관없이 무죄·엄벌 요구…법정모독·사법제도 부정행위” / 항소심 첫 공판서 ‘일침’ 가해 / 金 보석 여부 2차 공판 후 결정
경수 경남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며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공정한 재판에 대한 우려가 있으면 언제든 기피신청을 하라.”

 

19일 ‘댓글조작’ 혐의로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재판부가 재판 시작 전부터 불공정성을 이유로 재판을 흔들려는 세력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김 지사의 항소심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2부 재판장인 차문호(사진)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3기)는 이날 항소심 첫 공판에서 재판 시작과 함께 10분가량 재판부 입장을 밝혔다.

 

차 부장판사는 “사건 항소심이 접수된 이후 재판을 시작하기도 전에 서로 다른 재판 결과를 당연시 예상한다”며 “저나 재판부 경력을 들어 재판부를 비난하고 벌써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태도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 결과를 예단하고 비난하는 태도는 재판이 법률이나 양 당사자의 법정 공방, 증거와 무관하게 결론이 난다고 생각하거나 판사가 그렇게 결론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문명 국가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앞서 김 지사 지지자들은 차 부장판사가 항소심 재판을 맡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당 전부터 그에게 “김 지사에게 애먼 짓 하면 죽는다”고 협박했다. 이들은 차 부장판사가 양승태 사법부 시절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한 사촌동생인 차성안 판사를 설득해 검찰 조사를 받은 점 등을 이유로 그를 ‘적폐판사’로 점찍고 청와대에 담당 판사 교체를 청원하는 글도 올렸다. 김 지사의 반대자들은 주심인 김민기 판사(〃 26기)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란 점을 들어 ‘김명수(대법원장) 키즈’라며 인신공격을 벌였다.

드루킹 댓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19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을 마치고 구치소로 돌아가는 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차 부장판사는 “피고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한다는 이유로 진실이 무엇인지는 상관없이 불충분 정보만으로 어떤 결론이 사실이라 추측하거나 자기가 원하는 결론만 요구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며 “이 같은 비난과 예단은 피고인의 무죄를 예단하고 엄벌하라는 압박이나, 무조건 무죄로 재판하라는 협박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성한 법정을 모독하는 것이고, 사법제도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 부장판사는 “불공정한 재판이 진행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했다면 피고인이 기피신청을 했을 것”이라며 “우리가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안 한다고 생각하거나 불공정 우려가 있으면 지금이라도 기피신청을 하라”고 말했다.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이날 재판에서는 김 지사에 대한 보석 심문도 열렸다. 수의 대신 검은색 정장에 하늘색 셔츠를 입고 출석한 김 지사는 “법정 구속으로 발생한 도정 공백이 도민들과 경남의 민생에 바로 연결된 것에 안타까움이 크다”며 “경남 도민들에 대한 의무와 도리를 다하도록 도와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1일 2차 공판까지 진행한 뒤 보석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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