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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던 일제 만행 속속들이 드러낸 기록들

입력 : 2019-03-20 06:00:00 수정 : 2019-03-20 07: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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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책자 발간 잇따라 / 위안부 연구센터, 日軍 자료집 펴내 / 움직일 수 없는 강제동원 증거 담아 /공개되지 않았던 피해 실태도 기록
3·1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에 전방위적으로 펼쳐진 독립운동의 구체적인 모습을 알리고, 일제의 만행을 뒷받침하는 자료집의 발간이 이어지고 있다. 당대에 국내외에서 생산된 각종 공문서, 언론보도 등을 모으고 직접 해당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니나 전문가들의 연구를 풍부하게 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의 시사신보 1920년 3월 2일자에 3·1운동 1주년을 기념해 만세시위를 벌인 한인유학생들이 검거되었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려 있다. 독립기념관 제공

◆일본 측 자료가 전하는 일본군 ‘위안부’

동북아역사재단 일본군 ‘위안부’ 연구센터는 ‘일본군 ‘위안부’자료 목록집’ 네 권을 출간했다. 재단이 설립 초기부터 수집해온 일본군 ‘위안부’자료를 비롯해 학계에 보고된 관련 자료를 종합해 목록화한 것이다. ‘일본 자료편 상·하’, ‘연합군 자료편’, ‘중국·타이완·타이 자료편’이다.

재단은 “한국과 일본, 중국 지린성, 타이완에서 발간된 것 외에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은 중국 난징, 상하이, 헤이룽장성 및 태국의 내셔널 아카이브에 소장되어 있는 자료 또한 포괄하고 있다”며 “관련 연구를 촉진해 일본군 ‘위안부’ 연구의 양적,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일본 자료편은 일본 측 공문서 594건을 정리했다. 원소장처는 방위성(375건), 외무성(162건) 등이다. 일본군 ‘위안부’ 설치와 관련된 문서, 일본군 ‘위안부’ 동원 및 이송과 관련된 문서, 일본군 위안소 실태와 관련된 문서를 확인할 수 있다.

연합군 자료편에는 2차대전 당시 연합군이 영문으로 생산한 자료 202건을 담았다. 미국, 영국, 네덜란드, 호주 4개국의 공문서관에서 수집된 자료들을 연합군번역통역부(ATIS), 동남아시아번역심문센터(SEATIC), 네덜란드동인도군첩보국(NEFIS), 전시정보국(OWI) 등 생산기관별로 분류해 정리했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가 발간한 한국관계기사집. 독립기념관 제공

중국·타이완·타이 자료편에 실린 중국 자료는 지금까지 국내에 공개 출판된 적이 없는 난징시, 상하이시, 헤이룽장성, 진화시, 산시성, 제2역사당안관의 것을 담고 있다. 타이완 자료는 주로 타이완총독부나 타이완척식주식회사와 관계있는 자료들로 일본군이 광둥 하이난 지역에 위안소를 설치하고 타이완에서 ‘위안부’를 동원한 상황을 보여준다.

도시환 일본군 ‘위안부’ 연구센터장은 “이번 자료집 발간은 일본이 부정해온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동원과 피해실태를 입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규명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동북아역사재단 일본군 ‘위안부’ 연구센터의 ‘일본군 ‘위안부’ 자료 목록집’.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독일신문에 실린 일본의 한국인 학살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는 일제강점기에 독일과 일본 신문에 나타난 한국관계기사집 4권(‘대판조일신문 한국관계기사집 Ⅲ’·‘독일 신문 한국관계기사집’·‘시사신보 한국관계기사집Ⅰ’·‘시사신보 한국관계기사집Ⅱ’)을 발간했다. 일본 오사카아사히신문사, 시사신보와 독일의 ‘알게마이네 차이퉁’, ‘포시세 차이퉁’ 등에 실린 기사들이다. 여기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들도 담겨 있어 흥미롭다.

포시세 차이퉁의 1923년 10월 9일자 ‘일본에서 지진을 목격한 베를린사람의 증언’이란 기사에는 관동대지진 당시 일본군에 의한 한국인 학살에 대한 내용이 실려 있다. 당시 일본은 해외에 일본인의 피해를 중점 보도하고 한인학살은 은폐하려고 했으나 관련 사실이 외국 언론을 통해 폭로된 것이다. 1930년대 중국에서 발행된 독일어 신문 ‘도이체-히네지세 나흐리흐텐’은 이봉창, 윤봉길 두 의사의 의거를 보도했다.

시사신보에는 2·8학생독립운동과 3·1운동 1주년 기념 투쟁을 한 도쿄 유학생들의 기사가 실려 주목된다. 1919년 2월 9일자에서 600명의 조선인이 조선기독청년회관에서 경관들과 격투를 벌여 29명이 체포되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시사신보는 그중 한 유학생이 “우리는 어떠한 압박을 받더라도 최후의 1인이 될 때까지 목적을 위해 노력할 생각이며 구인된 자는 주의를 위해 그렇게 된 것이므로 오히려 명예로운 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1920년 3월 2일자에는 3·1운동 1주년을 맞아 유학생들 200여명이 히비야공원에서 만세시위를 벌여 53명이 검거되었다는 사실을 전하고, 경찰서에 구금된 황신덕 등 7명의 여학생 사진을 실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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