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시골학교 빈자리 메우는 ‘할머니 만학도’

입력 : 2019-03-19 19:54:52 수정 : 2019-03-19 21:22:3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전남도내 25세 이상 160명 달해/ 마산초 분교엔 88세 할머니 입학/ “세대 아우를 맞춤형 수업 필요”
전남 여수 화양중 화양남분교의 올해 신입생과 가족들. 화양남분교 제공

이농과 출산율 감소로 존폐 위기의 갈림길에 선 전남 시골학교에 고령 입학생들이 몰려와 어린 학생이 떠난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19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25세 이상 학생은 모두 160명이다. 초등학교 60명, 중학교 19명, 고등학교 81명이다. 특성화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성인, 초·중학교에는 주로 할머니나 한글을 배우려는 다문화 어머니들이다. 시골에서는 도시권과 달리 학력이 인증되는 평생교육시설을 이용하기 어렵다.

학교 입장에서는 신입생 1명이 귀한 형편이니 고령 학생의 진입을 점차 허용하는 추세가 생겼다. 실제로 전남 해남 마산초등학교 용전분교에는 최근 88세 할머니가 증손자뻘 아이들과 함께 입학했다. 이 학교 신입생은 겨우 4명. 그나마 2명은 60대, 80대 할머니다. 여수 화양중학교 화양남분교도 신입생 5명 중 자매를 포함한 3명은 60대 후반, 70대 초반 할머니다.

전남지역에서는 이번 새 학기에 6개 초등학교와 22개 분교, 2개 중학교, 1개 고등학교에 신입생이 없었다. 4개 초등학교와 10개 분교, 1개 중학교와 1개 분교 1개는 신입생이 단 1명이었으며 분교 4곳은 아예 문을 닫았다.

만학도들과 어린 학생과의 ‘동행’은 아직 조심스러워 보인다. 서로 할머니뻘, 손자뻘인 동급생끼리 수업 진도를 맞추고 면학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게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노인들의 중도 이탈을 막고 어린 학생들은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통합 교육과정이 필요해졌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성인 학생들은 소규모 학교에 많이 입학하는 만큼 일대일 맞춤형 수업 등 장기적으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며 “학력부진 학생 지원 등을 통해 성인들은 포기하지 않고, 어린 학생들은 성취도를 높이는 교육과정을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무안=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