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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화재감지기 불량에 노후 소화기… 의경 안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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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3-18 19:49:41 수정 : 2019-03-18 19: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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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기동본부, 자체점검 결과 화재에 취약

집회·시위 현장에 출동하는 의무경찰들이 생활하는 서울경찰청 기동본부 건물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 집행을 담당하는 경찰 기관이 정작 안전 관련 법률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세계일보가 입수한 ‘소방관계법령 위반에 따른 조치명령서’란 제목의 공문(사진)에 따르면 서울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서울경찰청 기동본부 건물 곳곳에서 화재 예방 관련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 공문은 서울 중부소방서가 올해 1월18일 기동본부에 보낸 것이다.

 

공문에 첨부된 지적내역서를 살펴보면 기동본부 본관과 별관, 신관 등에 비치된 상당수 분말 소화기가 내용연수가 지났거나 파손된 상태였다. 의경 생활관과 창고, 식당, 무기고 등의 소화기 30여개가 문제로 꼽혔다.

 

각 건물에 설치된 자동화재탐지설비(화재감지기)도 상태가 불량해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화전과 스프링클러에서도 같은 문제가 지적됐다. 비상시 대피로를 알리는 유도등의 점등이 불량한 곳도 있었다.

 

중부소방서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 같은 점검 결과를 토대로 기동본부에 지난달 11일까지 지적사항들에 대한 조치를 완료하라는 행정명령과 함께 “자체 순찰 강화를 통해 유사시 소방활동에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다.

 

소방 관계자는 “공공기관 건물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씩 의무적으로 소방 관련 자체점검을 하게 돼 있다”며 “이번 공문은 자체점검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라는 차원에서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동본부 측은 조치를 완료했다고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해당 건물이 의경으로 복무 중인 젊은이들의 집단 생활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경과 그 가족, 친구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직장인 윤모(26·여)씨는 “동생이 지금 의경으로 가 있는데, 점검 결과 얘길 들으니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의경 출신인 대학생 신모(27)씨는 “군대도 그렇겠지만 의경 역시 소화기 관리나 시설 점검을 대충 하는 경향이 있다”며 “가뜩이나 사람이 많은데 만약 불이라도 나면 정말 큰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털어놨다. 기동본부 소속 의경은 1000여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송규 안전전문가(기술사)는 “경찰 기동본부나 군 병영처럼 많은 인원이 생활하는 건물임에도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적용 대상이 아닌 건물들은 안전관리의 사각지대”라며 “특히 노후 건물일수록 안전점검을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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