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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로 훈련?… 보잉 737 맥스 추락, 예고된 참사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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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3-17 15:22:23 수정 : 2019-03-17 15: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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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737 맥스8' 추락 참사, 인재 가능성 제기 / 보잉, 시스템 갱신도 지연

최근 수개월 사이 발생한 잇단 ‘보잉 737 맥스 8’ 추락 참사가 인재(人災)였을 가능성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해당 기종에 적용된 ‘조종특성 향상시스템’(MCAS)이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지연해 온 데다 조종사 훈련도 아이패드로만 실시하는 등 보잉사 및 관계자들의 늑장 대응과 안이한 인식이 불러온 비극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동부 에티오피아의 비쇼프투 인근 에티오피아항공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 추락 현장에 사고기 잔해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보잉사는 보잉 737 맥스 기종에 대해 “10일 이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 원인으로 의심받는 MCAS는 난기류 상황에서 항공기의 급하강을 막아주는 일종의 운항정지 방지 시스템이다. 업그레이드 비용은 항공기 1대당 약 200만달러(23억원)로, 현재 각국 항공사에서 운용되는 371대 모두에 들어갈 금액은 최대 10억달러(1조1천억원)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일찌감치 ‘MCAS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면 추가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소속 보잉 737 여객기 추락으로 탑승자 189명 전원이 숨진 이후 보잉은 연말까지 소프트웨어 갱신을 약속했지만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았다.

 

13일(현지시간) 한 에티오피아인 희생자의 유가족이 땅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NYT는 또 보잉사 관계자들이 737 맥스 8 여객기가 나왔을 당시 “이전 모델을 몰아 본 조종사들이라면 추가 훈련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많은 조종사들이 737 맥스 기종에 대해 아이패드로만 경험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앞서 조종사들은 737 맥스에 대한 추가 훈련의 필요성을 계속해서 제기해 온 상황이었다. 보잉사의 이 같은 늑장대응과 안이한 인식이 연이은 대형 참사이자 전형적 인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이번 에티오피아 추락사고 때의 급박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16일 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 여객기는 이륙 직후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비행하다 해발 1만800피트(약 3300m) 상공에서 신호가 사라졌다. 이 매체는 사고기 기장과 공항 관제실 간 교신 내용을 들은 관계자를 인용해 “이륙 직후 첫 교신에서는 모든 것이 평범했지만 1∼2분 뒤 기장이 조종에 어려움을 느끼며 고도를 높이려 했다”고 전했다. 이륙 직후 사고기 속도는 시속 400노트(약 시속 740㎞)로 통상 시속 200∼250노트인 데 비해 너무 빨랐다고도 설명했다. 이후 세번째 교신에서 기장은 다급하게 “브레이크, 브레이크”라고 외치며 회항을 요청했고, 1분쯤 지나 사고기는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는 14일 에티오피아 당국으로부터 사고기의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음성녹음장치(CVR)를 전달받았으며, 저장된 데이터를 성공적으로 내려받았다고 밝혔다. BEA는 교신 내용을 듣지 않았으며 데이터는 에티오피아 조사 당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 교통부 장관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당국은 사고기 사망자의 DNA 검사에 최대 6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사고기는 지난 10일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공항에서 이륙한 지 6분 만에 추락해 탑승객 157명 전원이 사망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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