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ame src="//www.googletagmanager.com/ns.html?id=GTM-KDPKKS" height="0" width="0" style="display:none;visibility:hidden">

'그들만의 타협' 그후…택시기사 "카풀 부정적" vs 승객 "택시서비스 개선 회의적" [김현주의 일상 톡톡]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택시·카풀 합의…후속 조치 성실하게 이행해야 / 택시 월급제 도입, 정부 지원·국회 입법 필요…여야 대치 정국, 정치권 합의 기대난 / 택시기사들 카풀에 부정적…승객들 택시 서비스 개선 약속에 회의적 / '시간 무제한 카풀' 등장…카풀업계 "사회적 합의안 거부" 또 다른 갈등 예고

글씨작게 글씨크게
입력 : 2019-03-15 05:00:00      수정 : 2019-03-15 07:25:37

카풀·택시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출퇴근 시간(2시간씩)에만 카풀 서비스를 허용하기로 지난 7일 합의했습니다. 그간 극렬하게 대치해온 택시업계와 카풀업계가 이번 합의로 상생하고, 소비자들도 질 좋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적지 않은데요. 카풀 도입과 정착 경험이 공유경제가 국내에서 확산하는 모델이 되었으면 합니다.

 

차량공유 서비스는 2013년 8월 우버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에 등장했지만, 택시업계 반발 등으로 (우버가) 2년 만에 퇴출당하는 등 수년간 적지않은 진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카풀·택시 태스크포스(TF)가 출범한 후 이해 당사자들이 5개월간 150여 차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처럼 어렵게 이룬 합의가 퇴색하지 않도록 성실하게 후속 조치를 이행해야 합니다.

 

카풀 서비스 초기에는 합의 내용이 착실히 이행되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자칫하면 극한 대립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에 함께 합의된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나 택시 월급제 도입은 정부의 지원과 국회 입법이 필요해 갈 길이 먼 상황입니다. 현재 여야가 대립하는 국회 상황을 봤을 땐 정치권 합의가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택시기사들은 여전히 카풀에 부정적이고, 택시회사들도 월급제를 할 능력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택시 서비스 개선 약속에 대체적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이런 가운데 대타협기구가 출퇴근 시간에 한정해 카풀을 허용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이에 따르지 않는 '시간 무제한 카풀'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중소 카풀업체들은 대기업과 기득권끼리의 합의라며 출퇴근 시간만 허용한 대타협기구 합의는 무효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또 다른 갈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줄다리기 끝에 택시와 카풀업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합의 내용을 뒷받침할 후속 입법 작업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부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복잡한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이번 합의를 놓고 '졸속 합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치권도 원론적인 합의를 이룬 것뿐,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에 실무 협의기구를 통해 논의를 하자는 입장이어서 추후 적지않은 진통을 겪을 전망입니다.

 

◆대(大)타협기구? 소(小)타협기구?…극적 합의 vs 졸속 협의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출퇴근 시간 규정입니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는 출퇴근 시간이 규정되어 있지 않아 사실상 종일 영업이 가능합니다.

 

결국 이번에 합의한 카풀 시간대를 법 개정을 통해 못박아야 한다는 것인데, 승차공유 업계의 반발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택시 기사 월급제도 불안 요소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월급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지만, 택시업체들의 반발이 커 실제 시행 및 정착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택시 감차(減車) 대상인 초고령자 기준을 몇 살로 할 것이며, 보상을 어떻게 할지도 어려운 과제입니다.

 

자유한국당은 합의 이행 과정에서 소요될 재정 부담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권은 이번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해 국회에 묶여 있는 관련 법안을 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반쪽 짜리' 합의라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카풀업계 "신규 업체 시장 진입 막는 대기업과 기득권끼리의 합의…대타협기구 합의 무효"

 

풀러스·위모빌리티·위츠모빌리티 등 카풀 스타트업 3사는 지난 14일, 출퇴근 시간에 한정해 카풀을 허용하는 내용의 사회적 대타협기구 합의안을 정면 비판하며 재논의를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이날 공동입장문을 통해 "카풀업계는 이번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 기득권만의 대타협기구 협의를 전면 무효화하고 누구에게나 공정한 사업기회를 줄 수 있도록 다시 논의해주기를 요구한다"며 "자가용을 포함한 장래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새로운 운송수단을 도입하려는 스타트업 혁신 생태계의 싹을 자른 것이다.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는 대기업과 기득권끼리의 합의"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 전 영역에서 혁신을 막고 스타트업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실험하기 두렵게 만드는, 대한민국 역사에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제2 벤처 붐을 일으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뜻에 정면으로 역행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승차공유업체 차차크리에이션 김동우 대표도 11일 "택시업계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로의 이익에 원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하며 승차플랫폼 카르텔을 구축하겠다는 합의로도 해석된다"고 우려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기득권을 위해 혁신성장을 포기하는 행위는 우리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의 합의가 또 다른 택시중심의 승차플랫폼을 형성해 타 승차공유모델의 진입장벽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며 "이번 합의를 근거로 택시업계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승차공유경제의 독점을 목적으로 '타다'서비스와 '차차'서비스 규제를 위한 법 개정을 요청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번 합의로 인해 자가용 카풀 모델은 사업성이 없는 모델이 됐다"며 "택시업계가 주장한 자가용 카풀 전면금지는 수용되지 않아 카풀산업 명맥은 유지될 수 있겠지만 영업시간이 제한된 카풀은 이미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사라지게 됐다"고 우려했는데요.

 

김 대표는 지난해 초 문 대통령이 혁신성장을 위해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며 신산업 분야에 '선허용 후규제'를 주문한 것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의 말과는 다르게 정부는 '차차'를 택시업계를 의식해 거리승차 시장의 용어를 빌어 '배회영업'이라며 택시로 간주하는 신개념 규제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신기술 법 적용은 법이 금지하지 않으면 경제활동의 자유를 주고, 이후 잘못된 부분이 있을 때 합의를 위해 규제하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우선 기득권을 고려해 먼저 규제하고 보는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어 글로벌 경쟁의 기술의 발전에 상대적으로 도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대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존중되고 육성돼야 하며, 기존 업계에서도 이러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채용하면서 자신의 능력 및 서비스를 제고해야 한다"며 "이런 경쟁력 제고가 결국 국가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재웅 "나쁜 선례로 남지 않을까 걱정…국민 편익 높이는데 주력할 것"

 

이번 합의에 대해 이재웅 쏘카 대표도 "나쁜 선례로 남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재 카풀은 합법인데 법에서 허용돼 있는 방식을 제한하고 금지하는 방식으로 타협하는 것이 나쁜 선례로 남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는데요.

 

그는 이번 합의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대표는 "쏘카는 카풀업체도 아니고 타다도 법에 해석의 여지 없이 명확하게 쓰여져 있는 11인~15인승 승합차 대여와 함께 기사 알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회적 대타협 기구의 결과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한국에서 유상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던 곳은 다 사업을 접거나 철수했는데 카카오도 서비스 원점 재검토를 한다는 상황에서 이번 합의가 카풀·택시 대타협기구 합의라고 불릴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정부는 그냥 택시의 규제를 풀고 안전이나 서비스 기준을 못 따르는 택시산업 종사자들을 보호하는 동시에 재정이 필요할 경우 국민을 설득했으면 됐다"며 "현재의 타협으로는 앞으로 의미있는 유상카풀 업체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다만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할만하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 대표는 "택시도 규제를 풀어서 경쟁력을 높일 부분은 높이고, 노동자들은 완전월급제로 제대로 된 대우를 받고, 고령 개인택시도 감차를 해서 이동의 안전을 높이는 동시에 경쟁력을 갖기 힘든 고령 개인택시의 퇴로를 만들어 준 것은 의미가 크다"며 "이번 타협으로 택시업계가 원하던 것을 얻었으니 이제는 모빌리티 산업과 협력해서 국민의 편익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며 "타다 베이직 외에도 앞으로 더 많은 프리미엄 택시를 포함시켜서 국민 편익 증가와 택시업계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개인택시 운송사업조합도 이날 "카풀 합의안을 인정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카풀타협안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향후 불법 카풀 영업 빌미가 될 수 있는 졸속 합의를 거부한다"며 "지난해 세 차례에 걸친 전국 단위의 대규모 집회와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하는 결과에도 대타협기구는 택시종사자들의 열망을 하루아침에 꺾어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들만의 타협' 승객들 "내 돈 내고 제대로 된 서비스 못 받는 현실"

 

이처럼 이번 대타협기구 합의에 대해 전문가들은 물론 승객들의 반응도 냉소적입니다. 택시 이용이 긴급하게 필요한 심야시간에는 카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고, 휴일과 공휴일도 서비스를 금지하기 때문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엇이든 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이해당사자가 모두 참여해 허심탄회하게 의논해야 한다"며 "이번 합의는 시간에 쫓긴 정치권과 일부 단체 및 기업 간의 밥그릇 챙기기로 끝난 것 같아 뒷맛이 개운치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노동시장 양극화는 대통령과 정부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사회적대타협을 유일한 해법"이라면서 카풀·택시 서비스 사회적 합의를 하나하나 열거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카풀·택시 서비스 합의에 대해서는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홍 원내대표의 발언처럼 사회적 합의가 모범사례로 자리 잡을 수도 있지만, 각론 합의를 하다가 하나둘씩 어긋나기 시작하면 잡음이 일게 되고 갈등과 불신의 골이 더 깊어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 법인택시의 경우 사납금 폐지에 따른 월급제를 위해 필요한 예산 마련을 놓고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7일 대타협기구 마지막 회의에서 당국은 '세금을 지원할 계획이 없다'고 했으나, 택시업계는 '우리 재원만으론 버겁다'는 입장을 보이며 대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택시업계는 8조원 규모의 연 매출이 9조원 규모를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어야 현재 210만원대의 월평균 수입이 250만원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인데요.

 

또 다른 관계자는 "무엇이든 '양보'라는 것을 하려면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 정부에서 제대로 된 대타협을 보여준 게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번 카풀·택시 타협도 결과적으로 보면 승객들이 일정 부분 희생 아닌 희생을 감수해야 하고, 택시업계가 기득권을 지킨 '그들만의 타협'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Copyrights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링크 AD
투데이 링크 A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이슈 AD
    이시각 관심 정보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