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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빅데이터 플랫폼 확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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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3-13 20:08:36 수정 : 2019-03-13 20: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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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구글·애플·MS 등 / 개인의 모든 활동 정보 모아 / 미래 시장 절대적 우위 노려 / 양질의 정보 구축·분석 온힘

4차 산업혁명을 정의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중 한 방법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으로 대표되는 ABC로 설명할 수 있다. 결국 ABC를 확보한 기업이나 단체가 개인과 사회가 생산하는 모든 데이터를 독점하고, 이를 AI로 분석해 현재 상태를 판단하고 미래를 예측한다. 이를 토대로 글로벌 기업과 시장 경쟁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빅데이터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국가와 기업의 생존이 달린 문제로 전개되고 있다.

그럼 이러한 빅데이터 플랫폼에서 독점적이면서 집중적으로 모으기를 원하는 빅데이터는 어떠한 조건을 가져야 할까. 우선 데이터 생산자의 신원이 데이터와 함께 붙어야 한다. 그래야 데이터 가치가 극대화된다. 그 생산자의 또 다른 데이터와 연관관계가 설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 발생한 데이터인가도 중요하다. 다음으로 어떤 행위인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도 핵심이 된다. 그리고 그 같은 행위가 전 세계 혹은 해당 지역에서 얼마나 발생도가 높은 행위인가도 가치가 있는 정보이다. 마지막으로 그 데이터의 조작과 오염 여부가 데이터 가치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김정호 카이스트 석좌교수 전기전자공학

이와 같이 제시한 빅데이터의 조건을 가장 잘 만족하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갖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전 세계 전자상거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전자상거래를 통해서 얻어진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을 결합해서 전 세계 수십억 인구의 성격, 심리, 구매 성향, 경제력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결국 누가, 언제, 어디서, 무슨 상품을 얼마나 구매할 수 있는가를 실시간으로 예측할 수 있다. 그러면 재고 없는 상품을 생산하고, 최단거리에 배치해 역시 최단시간에 상품을 배송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재고가 없고, 금융 비용이 최소화되고, 배송이 가장 빠른 기업이 된다. 그러면 아마존과 경쟁해서 살아 남을 수있는 기업이 없게 된다. 앞으로 아마존이 가전제품,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를 생산하고 배송할 수도 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아마존은 가정 내의 상황과 정보를 파악하고, 구매정보를 미리 얻기 위해서 집안에 AI 스피커인 알렉사까지 설치하려 하고 있다. 알렉사는 일종의 가정 내 데이터 수집 장치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구글과 애플은 스마트폰 플랫폼을 이용해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컴퓨터를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래에는 자율주행차가 새로운 빅데이터 플랫폼 후보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의 편리성을 미끼로 자동차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빅데이터를 독점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이와 같이 양질의 빅데이터 플랫폼은 인간 본성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개인의 정신적·경제적·사회적인 사적 활동에 관한 정보를 최대한 모으기 위한 장치이다. 이러한 데이터 생산은 매우 개인적인 공간에서 개인적인 활동으로 발생한다. 정보의 검색, 전자상거래 구매행위, 가정과 자동차 안에서 일어나는 행동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본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택시 카풀 사업이 논란화되고 있다. 새로운 신사업을 창출하려는 기업과 기존 사업자 사이에 강력한 이해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그렇지만 다르게 보면, 택시 카풀 사업은 ‘빅데이터 플랫폼’ 확보를 위한 기업의 노력이 숨어 있다고 본다. 인터넷으로 택시 카풀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으면 많은 사람, 사업, 경제에 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모을 수 있다. 택시 카풀 사업을 통해 누가 어디서 어떤 사회적·경제적 활동을 하는지에 대한 빅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기 이전에 자동차 운행에서 확보하려는 빅데이터 플랫폼 확보 전쟁의 또 다른 측면이다. 택시 카풀 논란을 보면 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 플랫폼 확보 전쟁은 지금도 실시간으로 계속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김정호 카이스트 석좌교수 전기전자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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