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또 도진 ‘사회적 관음병’···정준영 몰카 욕하면서 동영상 찾기에 혈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입력 : 2019-03-12 19:41:41 수정 : 2019-03-12 22:11:4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예능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미국에 머물던 가수 정준영(30)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인천공항=한윤종 기자

성관계 몰래카메라 영상과 사진을 지인과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퍼뜨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가수 정준영(30)을 향한 비난이 거센 동시에 비슷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발동하는 ‘사회적 관음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른바 ‘정준영 동영상’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근거없이 영상에 등장하는 피해 여성들을 추정하는 글이 유포되는 등 무고한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 우려 등이 제기되고 있다. 

 

◆‘정준영 몰카’ 비난하면서 ‘정준영 동영상’ 찾는 이중성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정씨를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성접대 의혹을 수사하던 중 정씨의 혐의를 포착했으며, 피의자 신분이 된 정씨는 미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이날 귀국했다. 정씨는 승리와 함께 있던 대화방을 비롯해 다른 지인들과의 대화방에서도 영상과 사진을 퍼뜨린 것으로 파악됐으며, 피해 여성만 10명 정도로 알려졌다.

 

이런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정씨를 향한 비난 여론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빗발치고 있다. 정씨가 몇년 전 비슷한 문제를 일으켰다가 피해자의 고소 취하로 자숙했다가 방송에 복귀한 적이 있어서 대중의 분노가 확산됐다. 

 

하지만 같은날 포털사이트에서는 ‘정준영 동영상’이라는 검색어가 1위에 오르는 등 하루종일 동영상의 존재와 정씨와의 성관계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지면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과거 여성 연예인 등이 성관계 동영상 파문에 휩싸일 때마다 봐왔던 장면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유명 걸그룹 멤버가 영상에 등장한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해당 소속사와 정씨 관련 기사를 최초로 보도했던 매체가 사실 무근이란 반박을 내놓기도 했다. 또 몰지각한 사람들이 정씨와 방송 활동 등을 통해 친분을 맺거나 함께 사진을 찍은 여성 연예인들을 실명으로 거론하면서 당사자들이 애꿎은 피해를 입고 있는 형국이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알려진 사람이든 일반인이든 원치 않는 영상 유포로 인한 피해를 당한 상황에서 또 다른 피해에 노출될 위험을 안고 있는 셈이다. 

 

◆나영석 PD “모두가 공범”···전문가 “관음증은 엄청난 가해행위임을 자각해야”

 

앞서 지난해 10월 배우 정유미와의 불륜설 지라시가 SNS를 중심으로 급속히 유포돼 두 사람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 등 고통에 시달렸던 나영석 CJ ENM PD는 이날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예능 프로그램 기자간담회에서 그 당시 심경을 밝혔다. 나 PD는 “(지라시 사건으로) 되게 억울했다. 심려 끼치게 해서 가족들에게 미안했다”며 “그런 일이 없었다고 증명하고자 누군가를 고소해야 하는 게 기쁜 일만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불륜설 유포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된 이들을 두고 나 PD는 “그들이 (지라시를) 올렸다고 해서 가장 큰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모두가 공범’이라는 표현을 썼다. 나 PD는 “일반인분들을 욕하는 건 아니다”라며 “우리 사회에 이런 일이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는 통화에서 “사람에게는 타인의 성적·사적인 부분을 깊이 들여다 보고 싶은 욕구가 있다”며 “자기 쾌락을 추구하는 동시에 상대보다 낫다는 우월감을 가지려는 탓에 이런 일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루머로 무너지는 이를 보며 자신감을 느끼고 싶은 탓에 허위사실이 범람한다면서 “상대에게 엄청난 가해행위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기에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