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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혈당 등 등록하면 보험료 할인… ‘인슈어테크’ 가 뜬다

입력 : 2019-03-11 03:00:00 수정 : 2019-03-10 21: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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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험 결합, 4차산업 각광 / 기술 통해 객관적 데이터·리스크 산출 / 합리적 보험료… 적절한 보험금 지급도 / 헬스케어·자연재해 분석… 맞춤형 보험 / 걷기 등 일상생활 운동량 포인트 적용 / AI로 사고車 피해 분석… 수리비 산출 / 글로벌 보험사 올인… 한국, 걸음마 수준
지금까지 보험은 가입자를 최대한 많이 확보한 뒤 피보험자가 병이 생기거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정도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는 형태였다. 최근 보험업계 패러다임은 ‘인슈어테크(InsurTech)’로 바뀌고 있다. 인슈어테크란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과 기존 보험산업이 결합하는 4차 산업을 말한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형태

인슈어테크를 기반으로 한 보험상품은 다양한 기술을 통해 객관적인 데이터와 리스크를 산출한 뒤 합리적인 보험료를 납부케 하고 적절한 보험금을 지급한다. 더 나아가 완화된 보험 가입심사를 적용하고, 가입자 정보와 보험사고 빅데이터를 융합해 보험사기를 방지하려고 한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인슈어테크의 대표적인 예로는 헬스케어서비스, 자연재해 분석, 전자기기를 활용한 맞춤형 보험, 미니보험 등이 있다.

이 같은 인슈어테크는 기존에 보험을 가입한 피보험자, 보험 가입이 어려운 희망자에게 ‘가뭄에 단비’다. 기존 가입자는 매년 상승하는 보험료를 낮출 수 있고, 보험 가입 희망자는 빅데이터를 통해 가입 자격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설계사가 아닌 디지털을 통해 필요할 때마다 쪼개서 가입할 수 있는 인슈어테크 특성상 20대와 30대의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핀테크 스타트업이 보험업계에 본격적으로 입성하면서 젊은 세대인 ‘영테크족(Young+Tech)’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보험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걷기만 해도 보험료를 할인받는다고?’

삼성화재는 ‘애니핏’, ‘마이헬스노트’ 등 다양한 인슈어테크 보험을 출시했다. 삼성화재의 애니핏은 건강보험에 가입한 만 19세 이상 피보험자가 걷기, 달리기, 등산 등 일상생활 운동량을 포인트로 적용하는 상품이다.

월 또는 일 단위 운동 목표 달성을 통해 월간 최대 4500포인트, 연간 최대 54000포인트까지 적립이 가능하고, 지급받은 포인트로는 커피전문점, 편의점 등 다양한 모바일 쿠폰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앞으로 보험료 결제에도 할인혜택을 지급할 예정이다.

마이헬스노트는 당뇨병 환자를 위한 인슈어테크 보험이다. 보험 가입자가 모바일 앱에 혈당, 식사, 운동 등 생활습관을 기록하면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메시지를 제공한다. 입력된 고객 건강기록을 바탕으로 가입자는 강북삼성병원 당뇨전문센터의 자문 등 맞춤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신한생명 역시 당뇨병을 포함한 뇌출혈, 급성심근경색 등과 관련한 인슈어테크 보험을 출시했다. 이 보험은 모바일 앱을 통해 혈당 등록 횟수에 따라 최대 1.0%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혈당측정결과를 입력하면 관련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연 3회 이상 입력하면 차년도 12개월간 주계약 및 특약보험료가 할인된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고차량 수리비를 산출하는 인슈어테크 보험도 출시됐다. 한화손해보험은 최초로 AI로 사고차량 피해를 분석해 수리비를 자동으로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보험 가입자는 AI로 범퍼, 휀더, 도어 등 차량 파손 부위·단계별로 정확한 수리비 견적을 산출하고, 사고차량의 차종, 연식, 수리방법 등의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설정해 정확한 견적을 받을 수 있다.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은 운전자의 운전습관에 따라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슈어테크 열풍은 일부 보험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토스’를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인 비바리퍼블리카는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등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단기간 다양한 방면에 활용할 수 있는 미니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인슈어테크 기업 ‘직토’ 역시 올해 초 손해보험협회에 보험대리점 등록을 마치고 ‘기후리스크 보장 보험’ 판매를 준비 중이다.

◆글로벌 인슈어테크 현황

국내 인슈어테크가 성장하고 있지만, 전 세계를 기준으로 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글로벌 보험회사는 물론 중국·일본 등 이웃국가들은 정부차원에서 인슈어테크에 집중하고 있다. 인슈어테크 투자액도 2012년 3억7000만달러에서 지난해 22억1000만달러로 6배 급증했다. 특히 중국의 인슈어테크 약진은 주목할 만하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중국 ‘핑안(平安)보험’은 개인별 맞춤형 헬스케어인 ‘굿닥터’를 도입했다.

굿닥터는 보험 가입자가 스마트폰상에서 건강상담을 받고 병원 예약과 의약품 구입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굿닥터 가입자는 중국 어디에서나 ‘1분 진료소’를 이용할 수 있다. ‘1분 진료소’란 작은 부스 형태의 공간으로 피보험자는 전면 스크린을 통해 의료진에게 상담과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다. 진료를 받고 난 후 바로 옆에 있는 약품 자판기로 의약품을 받을 수 있다.

굿닷터의 인기로 보험 등록자 수는 2015년 3000만여명에서 2017년 1억9280여만명으로 급증했다. 제휴된 의료진의 수도 2015년 585명에서 2017년 888명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보험사인 악사 역시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콰라로’를 통해 가입자들에게 매월 수수료를 받고 휴대전화를 통해 의사들과 접촉할 수 있는 가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보험사가 IT회사를 소유하면서 인슈어테크를 활성화시키는 것도 세계적인 추세다. 영국 보험사 ‘아비바(Aviva)’는 스타트업 ‘네오스(Neos)’를 인수해 주택보험 가입자에게 사물인터넷 기술에 기반한 주택의 화재와 도난, 누수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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