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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있냐”던 민노총 예언 현실로…탄근제 ‘산 넘어 산’

경사노위, 탄근제 의결 무산 / 청년·여성·비정규직 ‘보이콧’…정족수 미달 / 文대통령 참석도 불발 / 고개 드는 ‘사회적 대화 무용론’ / 경사노위 “본회의 일단 개최, 향후 대책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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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3-07 05:00:00      수정 : 2019-03-07 11:20:34

“정부는 이번 경사노위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했지만, 정확히는 아직 절차가 남아 있다. 경사노위 운영위원회와 본회의를 거처야 한다. 자신 있는가.”

 

지난달 2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성명을 통해 이같이 경고했다. 하루 전 사회적 대화 기구인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노사정이 탄력근로 단위 시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기로 합의하자 이에 반발한 것이다. 경사노위는 노사정 합의를 “양쪽이 한 발씩 양보한 대승적 결단”이라고 평가했지만, 민노총은 “이것은 사회적 대화가 아니다”라며 “친재벌 반노동 행보”라고 규정했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인근에서 열린 ``노동법개악 저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및 노동기본권 쟁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총파업 총력투쟁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노총의 예언은 현실이 됐다. 경사노위는 7일 본회의를 열어 탄력근로제 등 그간 경사노위에서 이뤄진 노사정 합의 3건을 의결하려 했으나 불발됐다. 전날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3명이 ‘보이콧’을 선언해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서다. 경사노위법상 본회의는 노사정 대표 위원 18명으로 구성되는데, 각 대표단별로 절반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 당초 5명으로 구성된 노동계 대표단은 민노총의 불참으로 현재 4명인데, 청년·여성·비정규직 근로자위원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위원장 1명만 남게 됐다.

 

불참을 선언한 근로자위원은 김병철 청년유니온 위원장,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등이다. 이들은 탄력근로 단위 기간 확대 합의에 반발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사노위 본회의 참석도 무산됐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 대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그간 경사노위에 힘을 실어줬고, 탄력근로제 관련 노사정 합의가 이뤄진 뒤에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과제들이 많은데,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며 높게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맥락으로 이날 본회의에 참석해 노사정을 격려하려 했지만, 의결이 불가능해지면서 참석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은행권 과당경쟁 실태 및 개선 방안, 농협 사업구조 개편 관련 안건 등을 논의하기 위한 제7차 경사노위 금융산업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본회의 의결이 불발되면서 ‘사회적 대화 무용론’도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2개월간 9차례 전체회의, 협상 막판 고위급 협의까지 가동한 이틀간의 ‘마라톤 토론’ 등 치열한 논의 끝에 합의를 내놓았지만 합의에 참여한 한노총을 제외하면 모든 근로자위원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당초 경사노위의 논의에 노동계 대표성이 제대로 반영된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사회적 대화의 첫걸음’의 표본으로서 기대가 컸던 만큼, 무산으로 인한 허망함은 더 크게 작용해 향후 협상 의욕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경사노위는 의결이 불가능해도 일단 본회의를 열어 향후 대책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본회의는 비공개로 개최한다. 논의가 끝나면 문성현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현 사태에 대한 입장과 함께 그에 따른 대책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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