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웅장하고 장중한 대목이 많은 판소리 적벽가와 달리 정동극장의 적벽은 판소리 고유의 깊은 울림과 우조 위주의 호탕하고 씩씩한 열창은 살리면서도 새로운 판소리 합창을 통해 영웅적 인물과 극적인 전개를 효과적으로 묘사했다. 또 후반부에 펼쳐지는 군사점고와 새롭게 추가되는 새타령 등에서는 판소리 특유의 골계미를 강조했다.
관객 몰입을 돕는 건 판소리의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와 음률로 이루어진 소리의 이면을 신체의 움직임으로 해석한 춤사위다. 기호화된 동선과 잘 짜여진 군무 속에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춤으로 적벽대전의 다양한 상황을 변화무쌍하고 일사불란하게 표현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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