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봄바람 부는 3월의 바다, 음악 선율로 물든다

입력 : 2019-02-24 21:02:51 수정 : 2019-02-24 21:02:4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통영국제음악제 3월 29일 ‘팡파르’/스위스 악단 ‘루체른 심포니’ 개막 공연/베토벤 대표적 교향곡 5번 ‘운명’ 연주/
세계적 연주단체·클래식 거장 한자리에
3월 봄 바다가 음악으로 가득 찬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공연장 문을 먼저 여는 건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1월 개관한 아트센터인천. 개막공연으로서 큰 의미를 담아 스페인 비주얼 아트그룹 ‘라 푸라 델스 바우스’가 제작한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를 3월 1, 2일 선보인다. 이어 남쪽 바다에선 3월 29일부터 열흘간 2019통영국제음악제에서 세계적 연주단체와 거장이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을 만난다.

통영국제음악당
◆운명, 통영의 화두

올해 세계 음악계의 화두는 내년에 탄생 250주년을 맞는 ‘악성(樂聖) 베토벤’이다. 통영국제음악제는 한발 더 나아가 올해 주제를 ‘데스티니(운명)’로 정했다. 이를 위한 3월 29일 개막공연으로 남해를 굽어보는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미하엘 잔덜링이 지휘하는 스위스 명문 악단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연주한다. 통영국제음악재단 플로리안 리임 대표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한 해 앞두고, 우리 음악제는 그의 (그리고 아마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교향곡으로 시작한다”며 “(베토벤의) 운명과의 투쟁은 이 곡에 관해 몇 세기 동안 지속된 음악적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이 교향곡 이후 음악계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음악도시로 유명한 루체른의 유명한 공연장인 KKL의 상주 단체로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관현악단이다.

윤이상의 수제자였던 세계적 작곡가 도시오 호소카와의 오페라 ‘바다에서 온 여인’은 3월 29일부터 3일간 공연된다. 일본 전통 가무극 노(能)를 대표하는 ‘후타리 시즈카(二人?)’를 오페라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이외에도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음악가들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으며, 폐막 공연으로는 바그너 오페라 발퀴레 중 1막이 연주된다. 거장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최정상의 현대음악 전문 현악사중주단인 아르디티 콰르텟, 로스 로메로스 기타 콰르텟 등의 공연 등도 클래식 애호가를 기다리고 있다

“나의 음악을 통하여 위로와 용기를 얻으시고 내가 절실히 염원하는 민족의 평화적 사회와 민족끼리의 화해가 하루빨리 실현되기를 바라고 또 다 같이 노력합시다”라고 민족 화해를 갈망했던 윤이상을 기리기 위한 4월 2일 ‘별이 빛나는 밤에’ 콘서트에선 그의 첼로와 하프를 위한 이중주가 연주된다. 특히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과학자이자 윤이상 전문 첼리스트로서 길을 걷고 있는 고봉인이 프랑스의 전설적인 하프 연주자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와 함께 연주한다.

하이든의 오라토리오에 화려한 퍼포먼스를 더해 천지창조 7일간의 역사를 선보이는 스페인 아트 그룹 ‘라 푸라 델스 바우스’의 천지창조.
아트센터인천 제공
아트센터인천
◆파격적 인천의 천지창조

국제신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송도 바닷가에 지어진 아트센터인천은 지휘자의 손 모습에서 영감을 얻은 외관과 세계적 수준의 음향으로 주목받고 있다. 본격적 활동 개시를 선언하는 올 시즌 첫 작품으로 아트센터인천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막식 등에서 실력을 보여준 바 있는 스페인의 비주얼 아트그룹 라 푸라 델스 바우스의 천지창조를 택했다. 이 작품은 필하모니 드 파리, 독일 엘프필하모니홀, 대만 가오슝 아트센터 등 신생 유명 공연장이 개막작으로 택한 오프닝 전문 공연이다. 악보를 손에 들고 무대 위에 선 채로 노래만 불렀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를 용량 1000L가 넘는 수조 속에서 소프라노가 노래를 부르고, 높이 9m 크레인에 의한 와이어 연출과 47개 태블릿에 의한 조명 연출 등이 펼쳐지는 화려한 종합무대예술로 진화시켰다. 연주는 고음악의 디바 소프라노 임선혜, 빈 국립극장과 라 스칼라에서 데뷔한 젊은 베이스바리톤 토마스 타츨, 테너 로빈 트리췰러가 솔리스트로 나선다.

고음악 전문연주단체‘카메라타 안티콰 서울’과 ‘그란데 오페라 합창단’이 참여하며, 지휘는 김성진이 맡는다. 임선혜는 이미 2017년 6월 독일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홀 오프닝 공연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영상 등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 올 시즌 개막작을 고민하던 아트센터인천의 선택으로 이어졌다. 임선혜는 “쉬는 시간 없이 진행된 라 푸라 델스 바우스의 천지창조는 이 음악으로 표현될 수 있는 무대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당시 소감을 밝혔다. 아트센터인천 박지연 공연기획팀장은 “아트센터인천의 탄생과 창조의 의미, 가치를 담기에 적합한 작품으로 판단해 개막작으로 선택했다”며 “워낙 초대형 작품이어서 수익 면에선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공공극장이어서 손해를 감수하며 좋은 공연을 시민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