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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공장' 현대제철 2007년부터 근로자 36명 숨져

입력 : 2019-02-21 17:30:54 수정 : 2019-02-21 17: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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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안전은 뒷전인 공장…현대제철 원청이 사고 책임"
20일 외주업체 근로자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근로자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2007년 이후 확인된 사망자만 36명에 달하면서 노동계에서는 이 공장을 '죽음의 공장'이라고 부른다.

21일 경찰과 현대제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20분께 충남 당진시 송악읍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외주업체 근로자 이모(50)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동료 3명과 함께 컨베이어벨트 고무 교체작업 중 공구를 가지러 갔다가 인근의 다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현장 관계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사고원인 규명에 착수했고, 고용노동부는 사고현장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앞서 2017년 12월 13일에는 당진제철소 내 열연공장에서 설비를 정비하던 노동자 주모(27) 씨가 설비에 몸이 끼이면서 숨을 거뒀다.

정비작업 중 설비가 갑자기 움직이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주일 사이에 두 명의 근로자가 잇따라 목숨을 잃는 사고도 있었다.

2016년 11월 28일 컨베이어벨트 라인에서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 한모(37) 씨가 설비에 끼여 숨졌고, 일주일 뒤인 12월 5일에는 열연공장에서 기중기 조종사 장모(35) 씨가 크레인에서 떨어졌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2007년부터 최근까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산업재해로 숨진 근로자는 이번 사고를 포함해 36명에 달한다.

2013년 전로(轉爐) 보수공사를 하던 근로자 5명이 아르곤 가스에 질식해 숨지는 대형사고도 있었다.

당시 근로자들은 밸브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전로 안에 들어갔다가 새어 나온 아르곤 가스에 그대로 노출돼 숨졌다.

사고가 이어지자 현대제철은 안전 전담인력을 50명 늘리기로 하는 등 안전대책을 발표했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당진제철소를 찾아 중대 재해사고 시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지만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노동계에서는 정비와 보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주 단가를 낮추려고 작업을 독촉하면서 안전 조치를 소홀히 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는 논평을 통해 "또다시 참담한 죽음을 마주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단체는 "노동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철광석을 실은 배의 부두 정박료를 낮추기 위해 컨베이어벨트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돌아가고, 컨베이어벨트 주변은 분진과 소음으로 가득하다"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노동자의 안전보다 이윤을 위해 돌아가는 곳이자 악명 높은 죽음의 공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는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을 처벌하고 죽음의 외주화를 멈추도록 함께 싸울 것"이라며 "현대제철 원청이 사고의 책임을 지고, 죽음의 외주화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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