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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S선전요원 출신 여성 입국 거부…"미국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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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21 14:40:10 수정 : 2019-02-21 14: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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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 아버지 둔 호다 무타나…'출생시민권' 두고 법률 분쟁 예고
유럽에는 "자국 포로 데려가라" 촉구…국제적 비판 소지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다가 이를 후회하고 아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길 희망한 미국인 여성 호다 무타나(24)의 입국이 거부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호다 무타나는 미국 시민이 아니며, 미국에 입국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는 어떠한 법적 근거도, 유효한 미국 여권도 없으며, 여권에 대한 권리도, 미국으로 여행할 어떠한 비자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미국 시민에게 시리아로 여행하지 말 것을 계속해서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정부의 무타나 입국 차단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폼페이오 장관에게 무타나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허락하지 말라고 지시했고, 폼페이오는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한때 가장 유명한 IS 선전요원이었던 무타나는 현재 18개월 된 아들과 함께 시리아 북부의 알 하울 난민 수용소에 머물고 있다.

그는 2014년 11월 앨라배마를 떠나 터키를 거쳐 시리아 락까(IS의 상징적 수도)에 정착했으며, IS 조직원과 세 번 결혼해 두 번째 결혼에서 아들을 얻었다.

◇ "무타나 아버지는 외교관 출신"…'출생시민권' 두고 논란

트럼프 행정부의 무타나 입국 거부는 두 가지 논란을 빚고 있다. 하나는 무타나의 미국 시민권 보유 여부를 둘러싼 법적 논쟁이다.

미국 수정헌법에 따라 미국 영토 내에서 태어난 사람은 이른바 '출생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을 갖는다.

다만, 예외 조항이 있다. 타국의 외교관 자녀에게는 미국 영토 내에서 태어났더라도 출생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다.

무타나의 아버지는 예멘 외교관 출신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를 근거로 무타나가 애초 미국 시민이 아니었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무타나의 변호인인 하산 시블리는 이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미국 내 최대 무슬림 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의 플로리다 지부장인 시블리는 미국 언론에 무타나가 1994년 뉴저지에서 태어났음을 증명하는 출생 증명서를 제시하며 "무타나가 태어나기 몇 달 전부터 그녀의 아버지는 외교관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시블리는 무타나가 유효한 미국 여권을 갖고 있었다며 "그는 미국인이다. 미국인들도 법을 어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죄를 지으면 우리는 그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법체계를 보유하고 있으며 무타나가 요구하는 것은 그것"이라며 무타나가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떠한 법적인 대가를 감수하더라도 귀국을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무타나의 시민권 보유 여부를 두고 법적 검토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미 미 국무부와 법무부가 무타나의 법적 지위를 검토했으며,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은 법적 검토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 유럽에 IS 포로 데려가라더니…할 말 없게 된 미국

무타나 입국 거부는 국제적으로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트위터에 "미국은 영국, 프랑스, 독일과 다른 유럽 동맹국에 우리가 시리아에서 붙잡은 800명 이상의 ISIS(IS의 옛 이름) 대원들을 다시 데려가 재판에 회부할 것을 요청한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을 풀어줘야만 할 것"이라며 "미국은 이들 ISIS 대원이 유럽으로 침투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유럽 국가들이 IS에 가담했다가 포로가 된 자국민을 데려가지 않으면 이들을 풀어주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그러나 영국은 19일 무타나처럼 IS에 합류했다가 귀국을 희망한 샤미마 베굼(19)의 귀국을 불허했을 뿐 아니라 그가 영국-방글라데시 이중국적이라는 점을 들어 영국 시민권을 박탈했다.

그러자 방글라데시 정부가 발끈했다. 샤리아르 알람 방글라데시 외무장관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보낸 성명에서 "베굼은 방글라데시에 이중국적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그녀는 영국 시민이고 방글라데시 시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IS 귀환자라는 '뜨거운 감자'를 떠맡지 않으려는 영국과 방글라데시 정부 사이에서 베굼은 무국적자로 전락하게 된 셈이다.

불과 며칠 전 유럽 국가들에 자국 출신 IS 포로를 데려가라고 요구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눈에 쌍심지를 켤 만한 일이다. 그러나 무타나 사건으로 미국도 할 말이 없게 됐다는 평이 나온다.

외국인 IS 조직원과 그 가족을 연구해온 조지 워싱턴대의 셰이머스 휴스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 국가들에 IS 포로를 데려가라고 촉구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이례적이라며 "다른 국가에 국민을 데려가라는 주장을 하려면 자국도 그래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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