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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가 바꾸자” 광주에 일제 잔재 청산 바람

입력 : 2019-02-20 20:35:17 수정 : 2019-02-20 20: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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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일중·고교 등 친일파 작곡 확인/학교마다 교가 교체 TF팀 꾸려/전남선 日 강점기 지역 명칭 변경/담양군 남면 → 가사문학면으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친일파가 작곡한 교가와 일제 강점기에 방위 중심으로 통폐합된 행정구역 명칭을 바꾸는 등 일제 잔재 청산 바람이 불고 있다.

20일 광주시와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교대 산학협력단이 광주시 의뢰로 친일 잔재 조사 용역을 실시한 결과 일제 강점기 전후에 만들어진 전대사대부고와 숭일중·고, 서강중·고, 금호중앙중, 금호중앙여고, 대동고, 동신중·고, 광덕중·고, 광주일고의 교가는 현제명·김동진·김성태·이흥렬 등 친일 작곡가들이 작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해 남면에서 가사문학면으로 행정구역 명칭을 변경한 전남 담양군 관계자들이 지난 19일 가사문학면사무소에서 이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선포식을 하고 있다.
담양군 제공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이들 학교 대부분이 교가 교체를 이미 결정했거나 적극 검토하고 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의 발원지인 광주일고는 최근 동문이자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김종률씨에게 새 교가를 맡기기로 했다. 학교 측은 광주학생독립운동 90주년 기념일(11월 3일)에 부르는 것을 목표로 교가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광주일고 교가는 친일 성향으로 분류된 작곡가 이홍렬이 만든 노래로 알려졌다. 전신인 광주 고등보통학교로부터 이어진 역사성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열린 졸업식에서는 아예 제창되지 않았으며 재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90% 이상 압도적인 비율로 교체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숭일중·고교는 이날 “3월 중으로 교가 교체 TF(태스크포스) 팀을 꾸려 신속히 교체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올해로 111주년을 맞는 숭일고는 최근 일제 강점기 친일음악계 대부로 불린 현제명이 교가를 작곡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친일파 김동진이 교가를 작곡한 것으로 알려진 대동고등학교도 교직원 등으로 구성된 교가 교체 TF팀을 꾸리고 교체 작업에 나섰다. 학교 내부에선 교가 교체에 대한 의견이 이미 모였다.

서강중·고와 서영대도 교가 교체 TF팀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 측은 3월 입학식이 끝나면 곧바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작곡가를 선정하고, 1학기 내에 모든 작업을 끝마칠 계획이다. 동신중·고와 동신여중·고 등 4개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 졸업생 등의 의견을 수렴해 교체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후손이 설립한 광덕중·고, 금호중앙중·여고도 교가 교체를 결정한 상태다.

전남지역 일부 지자체는 일제 강점기 당시 행정구역을 통폐합하면서 방위에 기초해 붙인 면 명칭을 변경하고 있다. 담양군은 19일 남면의 행정구역 명칭을 가사문학면으로 바꾸는 절차를 완료하고 선포식을 가졌다. 남면은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 통폐합 당시 방위에 기초해 사용된 명칭이었다. 화순군도 일제 강점기 때 지은 면 개명 추진에 나섰다. 화순군은 방위에 따라 1914년 붙여진 동면·이서면·남면·북면 등 4개 면의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면은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새 명칭을 사용할 예정이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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