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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인 1969년 7월21일 아폴로 11호를 탄 미국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뎠다. 암스트롱은 “한 인간에겐 작은 한 걸음에 불과하지만 인류에겐 위대한 도약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인류의 우주탐험에 새로운 장을 연 일대 사건이었다. 인간의 활동반경을 우주로까지 넓힐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아폴로 11호가 착륙한 곳에는 ‘고요의 기지(Statio Tranquilitatis)’란 이름이 붙여졌다. 스타치오(Statio)는 라틴어로 장소·기지란 뜻이다. 국제천문연맹(IAU) 행성계명칭실무그룹(WGPSN) 규정에 따라 달의 모든 착륙지는 구체적 명칭 앞에 스타치오란 단어가 붙는다. WGPSN은 별, 행성, 소행성, 행성 표면 등의 이름을 공식적으로 승인하고 이를 알리는 역할을 하는 국제천문단체다.

중국이 인류 최초로 우주 탐사선을 착륙시킨 달 뒷면에 중국어 지명이 붙여졌다. WGPSN은 지난 15일 중국 창어(嫦娥) 4호가 지난달 3일 착륙한 장소 이름을 ‘스타치오 톈허(Statio Tianhe)’로 승인하는 등 달 뒷면 5곳에 중국어 이름을 붙였다고 밝혔다. 톈허는 ‘천하(天河·은하수)’의 중국어 발음이다. 달에 스타치오라는 명칭이 붙은 건 ‘고요의 기지’ 이후 두 번째다. 창어 4호의 착륙지 주변을 삼각형 모양으로 둘러싼 작은 운석 충돌구들은 ‘즈뉘(Zhinyu·織女)’, ‘허구(Hegu·河鼓)’, ‘톈진(Tianjin·天津)’으로 명명됐다. 우리나라의 ‘견우와 직녀’ 같은 중국 설화에 나오는 인물 이름에서 따온 것들이다.

최초의 달 뒷면 착륙을 계기로 달 탐사 분야에서 중국 위상이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일이다. 달 착륙은 미국에 비해 반세기 가까이 늦었지만 중국의 우주 기술은 이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2022년엔 세 번째 우주정거장을 쏘아올리고, 2020년대 말쯤에는 달에 설치한 기지에 우주인을 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언제까지 중국의 우주굴기를 부러워해야만 하나. 달의 지명에 한국어 이름이 붙을 날은 언제일까. 정부와 과학계의 분발을 기대한다.

원재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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