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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印尼를 포스트 ‘4강 외교’ 파트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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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18 23:07:39 수정 : 2019-02-18 23: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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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급격한 정치상황 변화가 불확실성의 장기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미·중·일·러 주변 4강 모두가 자국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모양새이고, 전통적인 한·미·일과 북·중·러의 양 블록 구도마저 심하게 요동치고 있는 느낌이다. 북·중관계의 전시적 효과 극대화와 한·미 밀착과 일본의 한국 패싱전략으로 요약된다. 중국은 북핵 문제를 미·중 무역전쟁의 히든카드로 준비하고 있고, 일본은 대북한 접근으로 아베 정권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 와중에 남북한은 27∼28일로 예정된 베트남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도적 자기 결정권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양승윤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동남아학

터놓고 답답한 마음을 나눌 우방이 절실한 상황이다. 주목할 것은 한반도 가까이에 11개국 6억5000만명의 동남아가 있다는 점이다. 이들 국가를 분류하자면, 베트남과 미얀마가 인도네시아에 적극적으로 유화정책을 취하고 있고, 태국과 말레이시아가 인근의 싱가포르, 브루나이와 또 하나의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다.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베트남 가까이에, 동티모르는 필리핀에 팔을 뻗고 있다. 아세안이 성공적인 지역협력체로 우뚝 선 배경에는 인도네시아의 유능한 외교관 아담 말리크가 있었고, 캄보디아 내전을 마무리한 전 외교장관 알리 알라타스 같은 인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정권 말기에 태국의 탁신이 잠시 아세안 리더십을 넘보았으나, 베트남의 마른기침으로 없었던 일이 됐다. 아세안의 오늘과 내일은 인도네시아의 리더십 속에 있다. 필요하면 영해를 침범한 중국어선도 함포를 발사해 폭파할 수 있는 나라다.

인도네시아가 포스트 4강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우리의 국가적 관심을 배가시켰으면 한다. 인도네시아는 남북한이 공히 신뢰할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북한과 인도네시아는 역사적으로 비동맹 고속도로(자카르타와 평양)로 굳건하게 연결된 관계다. 인도네시아 메가와티 대통령은 ‘김대중·김정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역할을 자임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집권 후 시진핑 주석에 앞서 유도요노 대통령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수하르토 정부는 한국과 수교 후 반공과 경제발전이라는 공통분모가 작용해 가장 빠른 상생적 국가관계를 정립했다. 한국의 기술과 자본을 선호해 자국의 자원·시장성·노동력과 접점을 찾아 국가발전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고, 부패방지위원회 같은 제도를 도입해 청렴 사회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딛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4월 17일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르게 된다. 재선을 노리는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과 상대 진영의 부통령 후보가 각각 젊은층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K팝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방한했던 조코위 대통령은 짧은 일정을 쪼개 인도네시아에 1000만명의 팬이 있다는 아이돌 그룹 슈퍼 주니어를 만났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인도네시아 대선의 양대 진영이 K팝을 놓고 이상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했고, 방콕포스트의 한 칼럼니스트는 “한국은 엄청난 문화적 영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에 K팝 이외에도 한국학과 새마을운동, 김치와 매운 라면으로 광범위한 저변을 확보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한국산 잠수함과 T-50 초음속 연습기 도입이 우연히 성사된 것일까?

양승윤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동남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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