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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최후' 열연 브루노 간츠 타계… 향년 7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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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17 18:27:59 수정 : 2019-02-17 17: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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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어린 히틀러, 베를린 천사 연기 / ‘히틀러 최후’는 숱한 패러디 남겨 / 취리히 자택서 77세로 영면
아돌프 히틀러의 최후를 그린 영화 ‘다운폴’(2004)에서 히틀러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스위스 출신 배우 브루노 간츠가 타계했다고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 등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향년 77세.

고인은 15일 취리히의 자택에서 평온 속에 눈을 감았다고 간츠 측이 전했다. 사인은 대장암으로 알려졌다.

간츠는 ‘다운폴’에서 아첨꾼과 충성파만 곁에 남은 벙커에서 최후를 맞는 히틀러를 연기했다. 이 영화 출연을 위해 히틀러의 말투와 습관까지 연구했다는 그는 독재자의 자살 전 열흘 간의 행적과 내면을 절묘하게 연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히틀러를 너무 인간적으로 묘사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히틀러를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이미 안다”며 “우리는 그를 규탄하는 또 한 편의 영화가 필요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영화 속에서 그가 탁자를 쾅 내리치며 절규하는 장면은 수많은 패러디 동영상으로 만들어져 한국 네티즌에도 친숙하다. 독일어를 모국어로 쓰는 배우가 히틀러를 연기한 것은 이 영화가 처음이었다.

고인은 빔 벤더스 감독의 ‘베를린 천사의 시’(1987)에서는 인간의 운명을 고뇌하는 천사역을 맡았다. 생전 그는 비행기에서 자신을 알아본 승객이 “저기 봐, 너의 수호천사가 여기 있으니 걱정 마렴”이라며 자녀를 달랬다는 일화를 전하며 이 역할이 대중에게 얼마나 큰 인상을 남겼는지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2001년 21시간 대작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 역할을 소화하는 등 연극 무대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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