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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아니면 전무'식 선비핵화 후퇴…트럼프의 전략은?

입력 : 2019-02-15 19:24:38 수정 : 2019-02-15 17: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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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첫 ‘제재 완화’ 언급 배경 / 내주 북·미 실무협상서 성명 조율 / 北구체적 비핵화 조치 실행 강조 /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 등 / 대북 협상 카드로 활용 가능성 / 美 여야 상원의원, 폼페이오에 서한 /“성급한 제재 완화, 위험 빠트릴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제재 완화’를 처음으로 언급한 것은 북한으로부터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관측이다. 양측이 평양 실무회담에서 주고받은 10여개 의제에 대한 이견을 조율할 다음주 실무협상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도출, 북·미 정상의 공동성명에 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폴란드 순방길에서 진행한 방송인터뷰에서 “제재 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고 밝혔다. 협상결과에 달렸다는 전제가 있지만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없이는 제재 해제는 없다’는 입장을 누그러뜨린 것이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 강경화 외교부장관(오른쪽)이 14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포함한 한·미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바르샤바=EPA연합뉴스

특히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실행조치를 한다면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 제재 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북한은 평양 실무회담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에게 2차 정상회담 전에 제재 해제 가능 여부를 알려달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달 31일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동시적·병행적 협상을 언급하면서 단계적 비핵화로의 선회를 시사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까지 더하면 미국이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올 오어 낫싱)식의 경직된 ‘선(先) 비핵화’ 기조를 일정 부분 거둬들인 것이라는 평가다. 북한이 가장 원하는 요구사항을 흔들면서 비핵화를 위한 결단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의도한 제재 해제는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 등과 관련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 자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대상이 아니기에 금전이 오가는 것에 대한 제재 문제만 해결되면 대북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아울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언급하면서 과거 대(對)소련 군축협상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강조한 ‘신뢰하라 그러나 검증하라’는 발언을 꺼내들었다. 이미 영변 핵시설 폐기를 수차례 거론한 북한을 향해 이에 대한 사찰이나 검증도 받아들이라고 압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테드 크루즈 미 공화당 상원의원과 로버트 메넨데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최근 폼페이오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대북 압박을 계속하도록 촉구하고, 한국도 그렇게 하도록 설득하라고 요청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의 조시 로긴 칼럼니스트가 전했다.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성급하게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 진정한 비핵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를 위험에 빠트리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크루즈 의원은 서한에서 “한·미동맹은 미국 안보에 핵심적이며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북한에 대한 제재를 성급하게 완화하려 함으로써 불필요한 긴장이 발생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넨데스 의원은 “베트남 정상회담이 가까워지고 비핵화와 남북협력이 뒤섞임에 따라 압박을 계속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과 조율을 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불확실성을 거론하며 “미국은 성공과 실패 모든 경우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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