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또 한 명의 유력한 신인왕 후보가 LPGA 문을 두드린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점령하고 더 큰 꿈을 위해 미국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핫식스’ 이정은(23·대방건설)이다. 그는 지난해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하며 당당하게 LPGA 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이정은이 한국선수 신인왕 5연패의 계보를 이을 첫 단추를 호주에서 채운다. 14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그레인지 골프클럽(파72·6648야드)에서 개막하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30만달러)이 이정은의 LPGA 투어 정식 데뷔 무대다.
신인왕을 향한 이정은의 각오는 단단하다. 이미 지난달 초 기자회견에서 “첫 시즌이라 적응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면서 “5년 연속 한국 선수 신인상을 목표로 도전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LPGA 투어 선수인 찰리 헐(잉글랜드), 유선영 등의 캐디를 맡은 애덤 우드워드(호주)를 새 캐디로 정하고 태국에서 동계훈련에 매진하며 샷을 정교하게 다듬었다.
LPGA 투어도 13일 웹사이트에 이정은 데뷔 소식을 실을 정도로 그의 첫 출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정은 KLPGA 투어에서 활약 때 같은 이름의 선수가 많아 ‘이정은6’로 리더보드에 표기했는데 LPGA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표기된다. 먼저 LPGA 투어 무대에 데뷔한 이정은5(31)와 구분하기 위해서다. LPGA는 기사에서 “이름 뒤 숫자 6은 오타가 아니다. 이정은도 ‘식스’로 불리는 걸 선호한다”고 전했다. 이정은은 2017시즌 KLPGA에서 상금·다승·대상·평균타수 등 주요 개인타이틀을 모두 휩쓸며 역대 최초 6관왕에 올랐고 ‘핫식스’라는 별칭도 이때 붙었다.
이정은 그동안 비회원 자격으로 LPGA 투어에 8차례 출전해 톱10에 두 차례 진입하면서 세계랭킹 20위에 올라 있다. 이정은은 LPGA와의 인터뷰에서 “랭킹이 높은 채로 데뷔전을 치르게 돼 부담을 느끼지만 점수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고진영은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그는 지난해 데뷔전이던 이 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는데 LPGA 투어에서 신인이 데뷔전에서 우승한 것은 1951년 베벌리 핸슨(미국) 이후 67년 만이자 사상 두 번째다. 고진영은 이를 발판으로 지난해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한편 지난해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 등을 휩쓸며 LPGA를 자신의 천하로 만들었던 에리야 쭈타누깐(24·태국)도 올해 첫 경기로 이번 대회를 선택해 실전 감각을 조율한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