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부산의 70대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착각해 햄버거집을 들이받는가 하면, 11월3일에는 경남 진주시에서 70대 운전자가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아 병원으로 돌진하는 사건도 있었다.
고령운전자는 시야 확보, 인지와 반응, 운동능력, 위험 예측력 등 신체적 능력이나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사고에 대처하는 순발력이 젊은층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부터 75세 이상 운전자의 면허 갱신·적성검사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줄였다. 의무 교통안전교육도 2시간 이수해야 한다. 하지만 교육 이수나 적성검사만으로는 실질적으로 사고 위험 고령운전자들을 분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근 대두하는 대안은 운전면허 자진 반납이다. 고령운전자 스스로 면허를 반납해 유씨와 같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이다. 특히, 지난 9일(현지시간) AFP 등 영국 현지 언론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98)이 운전면허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한 이후로 화제가 됐다. 필립공의 SUV가 전복되는 사고로 상대 운전자들이 골절 등의 부상을 입었다.
한 고령 운전자가 '어르신 운전면허 자진 반납'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이건수 백석대 교수(경찰학)는 “적성검사를 통과하고 운전교육을 받는 것과 도로 현장에서 사고에 대처하는 능력은 다른 문제”라며 “고령사회로 인해 고령운전자가 필연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정부에서 다소 강제적인 조치를 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이어 “75세 이상부터는 개별적으로 자진반납 의사를 묻고 80세부터는 일괄적으로 면허를 반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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