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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들이 묵는 프레지덴셜 스위트의 세계 [이슈+]

입력 : 2019-02-12 21:37:52 수정 : 2019-02-12 16: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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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꿈꾸지만… VIP만을 위한 '특별한 품격' / 북·미 2차 정상회담 때 JW메리어트 하노이 / 트럼프 숙소로 유력 하루 숙박 7000달러 / 포시즌 서울 125평 달해 1억짜리 샹들리에 눈길 / 롯데월드타워 로열 스위트 최고급 명품으로 치장 / 1박 비용만 2000만원
정상회담의 날들이 다시 시작됐다. 2·27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필두로 조만간 4차 남북정상회담이 서울에서 열린다. 그 후에는 남·북·미·중 정상이 번갈아 만나며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질서와 판도를 뒤흔들 세기의 회담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

역사적 정상회담의 막후 공간은 각 정상이 머물 호텔, 그중에서도 최고급 객실이다. 정상급 외교일행을 수용할 수 있는 고급호텔은 각국 대통령 또는 총리를 위한 특별한 객실을 만들어 자신들의 자존심으로 내세우는데, 이를 보통 ‘프레지덴셜 스위트(Presidential Suite)’로 부른다.

◆하노이의 프레지덴셜 스위트

프레지덴셜 스위트가 호텔업계에 처음 등장한 건 미국 28대 우드로 윌슨 대통령 시절(1913∼1921년). 워싱턴 백악관을 떠날 때마다 윌슨 대통령은 북반구에선 남향, 남반구에선 북향에 개인 욕실과 옷장을 갖춘 객실에서만 묶을 것을 고집했다. 당시만해도 개인 욕실을 갖춘 객실은 흔치 않았다고 한다. 각 호텔이 이러한 기준에 맞춘 고급 객실을 만들어 프레지덴셜 스위트로 부른 게 현재에 이르렀다. 다만 왕실이 있는 문화권에선 프레지덴셜 스위트 대신 로열 스위트(Royal suite)가 최고급 객실의 영예를 차지하곤 한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숙소로 유력한 JW메리어트 하노이의 프레지덴셜 스위트 거실.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숙소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머물렀던 JW메리어트 하노이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면적 320㎡(96.8평)로 하노이에서 가장 좋은 객실로 꼽히는 이 호텔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총 8개 공간으로 구성된다. 널찍한 거실에는 10명이 모여 회의를 하거나 식사를 할 수 있는 대형 테이블이 놓여있을 정도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루 숙박료는 7000달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머물 숙소로는 현지 북한대사관과 가까워 북측 인사들이 자주 머문 멜리아 하노이가 거론된다. 하지만 이 호텔엔 프레지덴셜 스위트가 없어 ‘최고존엄’인 김 위원장이 과연 이 호텔을 택할지 의문이다. 고도(古都) 하노이에는 셰러턴, 힐튼, 뉴월드, 인터콘티넨털 등 프레지덴셜 스위트를 갖춘 최고급 호텔이 즐비하다.

◆서울의 프레지덴셜 스위트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엔 서울의 프레지덴셜 스위트가 빛날 차례다. 서울 시내 프레지덴셜 스위트 중에선 포시즌 호텔 객실이 면적에서 가장 큰 축에 속한다. 기존 유명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 면적이 300㎡대인데 포시즌은 총 413㎡(124.9평)에 달한다. 직접 살펴본 바 현관·거실·주방·미디어실·집무실·침실·욕실·화장실·러닝머신룸으로 짜인 실내는 여러 미술품도 돋보였다. 압권은 거실 천장을 장식한 1억원대에 육박하는 체코제 크리스털 샹들리에와 10명이 앉을 수 있는 원형 테이블.
서울 포시즌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 포시즌호텔 웹사이트

남산 기슭의 반얀트리 서울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315㎡(95.2평)의 복층 구조인데, 1층에 식당·거실과 함께 작은 풀을 갖춰놓은 점이 특징이다. 2층에는 다시 넓은 욕실과 함께 두 개의 침실을 꾸며놨다.
반얀트리 서울의 남산 프레지덴셜 스위트.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잠실 롯데월드타워 상층부를 차지하는 시그니엘서울은 프레지덴셜 스위트와 로열 스위트를 모두 갖춘 경우다. 99층 143㎡(43평)인 프레지덴셜 스위트보다 로열 스위트가 100층 353㎡(107평)로 더 호화로운데 층고가 6.2m에 달한다. 온갖 최고급 명품으로 치장했는데 티슈 케이스가 ‘보테가 베네타’제. 1박 가격은 약 2000만원(세금 및 봉사료 별도). 롯데호텔은 지난해 8월 새로 개장한 서울 중구 이그제큐티브타워에도 최고급 객실로 로열 스위트를 꾸몄는데 독일 베히슈타인 그랜드피아노까지 들어찬 거실을 포함해 그 면적이 460.8㎡(139.3평)로 포시즌 프레지덴셜 스위트보다 크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서울 프레지덴셜 스위트.

신축 호텔들이 이처럼 급부상하고 있지만 그간 세계 2대 강국인 미·중 정상의 서울 숙소는 그랜드하얏트와 서울신라호텔이 주로 맡아왔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다녀간 서울 남산 기슭 그랜드하얏트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면적 337㎡(101.9평)로 모두 7개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그랜드하얏트 프레지덴셜 스위트.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된 서울신라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 노스윙 거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05년 저장(浙江)성 서기였을 때부터 이용했던 서울신라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프랑스 베르사유궁전 풍으로 꾸며진 노스윙과 현대적 감각의 사우스윙 두 종류다. 노스윙 면적은 약 290㎡(87.7평) 크기로 침실엔 마호가니 소재의 가구와 벽난로가 설치됐으며, 커다란 창이 난 욕실엔 핀란드식 사우나도 설비돼 있다. 사우스윙은 380㎡(114.9평) 크기로 남프랑스 풍에 전통 오동나무장, 협탁, 도자기 등 한국적 요소가 결합됐다.
워커힐 애스톤하우스 내부.

다른 무엇보다 보안 문제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될 김 위원장 서울 숙소는 이 같은 프레지덴셜 스위트보다 이미 두 차례나 평양 땅을 밟은 최태원 SK회장의 워커힐 애스톤하우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애초 김대중 대통령 시절 김정은 국방위원장 방남을 염두에 두고 지어졌다는 풍설도 도는 애스톤 하우스는 대지 5280㎡, 연면적 1413㎡(427.4평)의 최고급 빌라로 경호에 유리한데다 방탄유리에 도청방지 장치 등까지 갖춰져 있다고 한다. 각 호텔의 자존심 격인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연중 손님이 묶는 경우가 며칠 안 된다는 게 정설이다. 공식 숙박료는 기천만원대지만 실제 숙박료는 전화 상담 등을 통해 정해지며 편차가 크다고 한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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