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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000명 낙태”…낙태죄 폐지, 올바른 여성문화 아냐

입력 : 2019-02-11 15:20:27 수정 : 2019-02-11 15: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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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낙태죄 폐지, 종교계 입장 한국천주교주교회 가정과생명위원회 위원장 이성효 주교는 대법원의 낙태죄 위헌 심리와 관련 “태아의 생명과 임신한 여성의 신체를 보호하는 현행 낙태 금지법을 유지하면서 임신 책임이 여성에게만 주어지지 않길 기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11일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다.

여성단체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 등 참가자들이 지난해 10월 서울 청계천 한빛 광장에서 ‘낙태금지형법 269조(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여성에게만 책임 묻는 사회 문제”

이 주교는 “낙태죄 폐지 요구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성에게만 책임을 묻는 우리 사회의 왜곡된 여성문화를 거부하는 외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왜곡된 여성문화를 거부하는 건 동의하지만, 낙태죄 폐지가 꼭 올바른 여성문화를 만드는 것인지 근본적으로 더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교는 “태어나는 아기 보다 죽는 아기가 4배 정도 많다는 게 통계적으로 입증됐다”며 “‘태아의 입장을 표현한 문구’를 이 시대의 젊은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주교에 따르면 그는 약 3년 전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생명대행진’ 행사에서 ‘태아의 입장을 표현한 문구’를 접했다. 문구에는 ‘만약 엄마가 원한다면 나는 아기이고, 엄마가 원치 않으면 나는 티슈인가?’라는 표현이 담겼다. 문구에서 티슈는 태아를 말하는데, 낙태 수술로 태아가 티슈처럼 버려지는 걸 문제시하고 있다.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이 ‘원치 않는 출산은 당사자와 태어나는 아이 그리고 국가 모두에게 비극적인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이 주교는 “아기의 입장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삶의 가치 기준이 생명이 아니라 경제가 될 때 저출산에 영향을 끼친다”며 “생명문화가 확산한다면 당연히 신생아 수가 늘어날 것이다. 임신 당사자인 남녀가 생명을 살리는 선한 선택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법적 사회적 제도를 새롭게 설계하는 생명운동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교회, 법·제도 연대해 미혼모 지원 마련할 것”

이 주교는 교화가 낙태와 관련해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도 미혼모 지원이나 인식 개선에 다소 소극적이었다는 진행자 질문에 “부끄럽고 죄송하면서도 감사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 주교는 “미혼모 지원 시설에 일하는 수녀님이 시설 여학생에게 심한 욕을 들으면서도 ‘그 학생이 생명을 죽이지 않고 살리는 길을 택해 너무 예쁘다’고 한 말을 듣고 가슴에 와 닿았다”며 “미혼모에게 필요한 건 경제적 지원이 아닌 그들이 사회에 표출하고 싶은 불만을 받아줄 따뜻한 이웃이다. 힘닿는 한 법이나 제도와 연대해 도울 수 있는 것들(방안)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3000명 이상의 태아가 목숨을 잃는다”며 “우리 사회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그런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축복과 함께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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