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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폐기 등 '스몰딜' 땐 동북아 비확산 체제 붕괴 초래" [2019 한반도 평화 국제 콘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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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10 21:18:57 수정 : 2019-02-10 22: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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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2-평화통일 전략·동북아 신질서 “그동안 많은 지도자들이 공산주의 독재 국가와 평화협정을 맺어왔지만 약속은 모두 무참히 깨져버렸다. 이번 회담에서도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대한 철저하고 구체적인 검증 절차를 합의하지 못한다면 절대 진정한 평화는 없을 것이다.“ (댄 버턴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등 ‘스몰딜’에 그친다면 이는 곧 동북아 비확산 체제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다.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에는 절대 평화를 이뤘다고 말할 수 없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9일 2019 한반도 평화 국제 콘퍼런스 `한반도 정세 패러다임 변화:평화를 위한 여정-세션2 한반도 평화통일 전략과 통북아 신질서`에서 발표자로 참석한 알렉산더 만수로프 조지타운대 안보학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세계일보가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자매지 워싱턴타임스와 공동 주최한 ‘2019 한반도 평화 국제 콘퍼런스’의 두 번째 세션은 ‘한반도 평화통일 전략과 동북아 신질서’를 주제로 진행됐다. 조태용 전 외교부 1차관을 좌장으로 알렉산더 만수로프 조지타운대 교수(안보학), 남성욱 고려대 교수, 김천식 전 차관, 댄 버턴 전 하원의원 등 한·미의 대북 전문가들이 총 출동해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전망하고 향후 한반도 정세를 짚어봤다.

참석자들은 주제발표를 통해 구체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의 문제점과 한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은 20여년간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는 북핵 문제를 풀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꼽았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을 지낸 남 교수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에 대해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판문점에서 수차례 만났는데도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으며, 차관급에서 도출하지 못하면 정상이 만나도 어렵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하노이에서 열릴 2차 회담은 1차와 같은 ‘리얼리티 쇼’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하노이 회담은 북한 문제에 분수령이 되는 마지막 기회”라며 “구체적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수개월 후에 3차 정상회담을 한다고 해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조태용, 김천식, 남성욱, 만수로프, 댄 버턴
전문가들은 그동안 세계적으로 여러 평화협정이 파기된 선례를 언급하며 북한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고 ‘빅딜’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 방식과 검증 절차를 합의하지 못한다면 국제정세는 더 큰 혼란으로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전 차관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불과 몇 개월 만에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라고 주장했다. 어떤 것이 진짜인지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금까지 비핵화 약속을 거듭해왔지만 핵무기 완성 단계까지 오는 등 수십년에 걸쳐 이뤄진 비핵화 협상은 모두 실패한 것”이라며 “핵협상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스몰딜’ 등 단계적 노력을 취해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사회가 강한 대북 압박과 적극적 상응 조치를 통해 북한에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체제 생존이 어렵다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빌 클린턴 미 행정부 시절 북한 핵 폐기를 위해 노력한 버턴 전 의원도 “역사를 돌이켜보며 철저한 검증 시스템 없이는 협약은 종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0년을 목전에 둔 이 시기에도 과거의 교훈은 변함이 없다”며 “이번에 비핵화 실행에 대한 검증이 들어가지 않으면 (2차 세계대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더 잔혹한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질의응답-'2차 북·미 회담' 트럼프·김정은에 바란다

세계일보가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자매지 워싱턴타임스와 공동주최한 ‘2019 한반도 평화 국제 콘퍼런스’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의 주제발표 이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질의응답은 조태용 전 외교부 제1차관이 좌장으로 나서 진행했고 몇 가지는 공통 질의도 포함됐다. 참석자에게 제시된 질문으로 ‘오는 27일부터 열릴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에 대한 8명의 답변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음은 전문가들의 답변이다.

“두 정상은 최종 목표와 비핵화의 구체적 의미에 대해 정한 다음 실무대표에게 위임해 협상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후 두 정상이 협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나와야 한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보장하고 미국은 체제보장과 경제발전 등 상응조치를 주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바로 이행하고 영변 핵시설 이외의 핵물질과 시설 폐기를 사찰, 검증해야 한다.”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

“2차 정상회담을 27∼28일 열기로 한 데에는 미국의 로버트 뮬러 특검의 조사가 완료되는 시기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엔 실무진의 합의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성격을 활용해 양보를 적게 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있다고 본다. 미국의 조야가 잘 감시해서 비핵화를 이루는 회담이 되길 바란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텍사스 투 스텝(남녀가 같이 추는 미국 사교춤 일종)’을 말하고 싶다. 내가 두 발짝 앞으로 나아가면 상대는 두 발짝 뒤를 따라온다. 북·미 지도자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 잘 진행되고 있는지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로드맵대로 스텝을 밟아나가야 한다.”
(테드 포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

“윈스턴 처칠은 ‘성공이란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열정을 잃지 않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 과정에서 일부는 성공적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가 평가하길 바라고 스스로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이 되고자 할 것이라 믿는다.”
(알렉산더 만수로프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김 위원장은 베트남을 배워야 한다. 베트남은 미국과 16년간 전쟁을 벌였지만 ‘과거는 과거’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싱가포르 회담 같은 결과가 나오면 자신이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다만 약속이 나온다면 ‘주한미군 철수’를 제외한, 줄 수 있는 것은 모두 줘야 한다. 김 위원장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경제 건설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하는 정부는 전체주의 독재 국가다. 분명한 목표를 갖고 이를 제대로 달성할 수 있도록 모든 단계, 사업, 위반사항에 대한 처벌과 제재를 짚어야 한다.”
(댄 버턴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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