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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도 다르지 않은 'SKY 캐슬'…최고위직 SKY 출신 편중 [뉴스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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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27 14:27:11 수정 : 2019-01-27 1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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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 '학벌주의 타파', '능력 중심 사회' 외친 文 정부, 역대 정부와 달랐나
다음 달 1일 마지막회(20회)를 끝으로 종영을 앞둔 JTBC 드라마 ‘SKY(스카이)캐슬’이 화제다. 드라마의 흥행 공식인 스토리와 연출, 연기의 3박자가 맞아 떨어진 데다 온 국민의 관심사라는 ‘입시’문제를 다뤄 엄청난 관심과 인기를 끌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주요 언론이나 방송 등에서 다양하게 변주해 다룰 정도다. 이 드라마는 남이 부러워 할 만한 부와 명예, 권력을 쥔 사람들이 그것을 과시하거나 대물림하기 위해 자식들의 명문대 합격에 ‘올인’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리얼 코믹 풍자극’이다.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선 ‘코믹’보다 ‘리얼’에 방점이 더 찍힐 수밖에 없다. 비단 소위 상류층이나 부유층뿐만 아니라 대부분 가정에서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한 욕망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그로 인한 입시 경쟁과 사교육 과열, 극도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어서다.

역대 정부마다 ‘학벌주의 타파’, ‘능력 중심 사회’ 등을 외치며 교육·입시정책에 관심을 쏟고 자주 손질을 해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백약이 무효였다. 이른바 평범한 가정 출신으로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부와 명예, 권력을 쥐기가 극히 어려운 사회 구조, 그 중에 하나라도 쥐기는커녕 변변한 일자리 하나 얻기도 쉽지 않은 공포스러운 현실이 그대로여서다. ‘입시광풍’이 잦아들기는커녕 초등학생과 유치원생까지 그 영향권에 들게 된 배경이다.

이는 정부 책임도 클 수밖에 없다. 대통령마다 선거 때는 ‘꼭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누구나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다양한 공약과 대책을 내놓지만 정작 각 분야 최고위직에 고졸이나 지방대 출신 기용은 매우 드물고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중심의 인서울(In Seoul) 대학 출신을 대거 뽑았다. 역대 정부와 다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문재인정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양성과 균형 내세운 문재인정부도 ‘스카이 캐슬’ 견고···10명 중 8명이 ‘인서울 대학’ 출신

27일 세계일보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까지 임명한 내각과 주요 위원회, 4대 권력기관장(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청와대의 차관급 이상 104명의 출신 대학을 조사한 결과 67명(64.4%)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졸업했다. 서울대가 이낙연 국무총리 등 43명으로 압도적이었고, 고려대 13명(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연세대 11명(노영민 비서실장 등)이었다. 여기에 성균관대(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5명)와 한양대(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4명), 이화여대(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 등 4명), 건국대(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2명), 단국대(조명래 환경부 장관)·서강대(김광두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중앙대(김연명 사회수석)·한국외국어대(주영훈 경호처장)처럼 서울의 다른 사립대 출신 19명을 합하면 소위 ‘인 서울’ 대학 출신은 86명으로 82.7%에 달한다. 10명 중 8명 꼴이다. 

◆순수 지방대 출신은 10%도 안 돼 

나머지 18명의 출신대학은 어떨까.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 수석이 상고 졸업 후 취업한 뒤 국제대(현 서경대) 야간을 다녔다. 전남대(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강기정 정무수석)와 포항공대(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전 대통령 과학기술보좌관), 한국방송통신대(김영주 전 고용노동부 장관,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도 2명씩이다. 사관학교 출신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공사),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해사),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육사) 3명, 경찰대(민갑룡 경찰청장) 출신이 1명이다. 또 경북대(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부산대(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부산수산대(현 부경대, 강준석 전 해양수산부 차관), 원광대(한병도 전 정무수석), 청주대(피우진 국가보훈처장), 충북대(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1명씩이다.
사관학교와 경찰대, 포항공대를 제외한 순수 지방대 출신은 8명(7.7%)에 불과한 셈이다. 

◆“학벌주의 타파 메시지 공허하다”는 지적 유념해야

문재인정부마저 최고위직 인선이 SKY 중심의 서울 주요 대학에 편중된 것을 놓고 일각에서 ‘블라인드 채용 확대 등 학벌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던 약속에 공허함을 느끼는 이유다. 

문 대통령이 강조한 ‘포용 국가’와 ‘지방 균형 발전’ 등은 인사를 통한 메시지로도 나타나야 하는데 실상은 그러지 못한다는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7년 “명문대 출신이나 일반대 출신이나, 서울에 있는 대학 출신이나 지방대 출신이나 똑같은 조건, 똑같은 출발선에서 오로지 실력으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당장 시행하라”고 강조하며 정부 부처의 블라인드 채용을 지시했다. 하지만 정작 청와대 핵심 참모나 정부 요직을 서울 소재 명문대 출신 인사들이 꿰찬 모습이어서 아쉽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학부모 A씨는 “지난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이 인터뷰에 나와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더더욱 학벌 중요성이 낮아지니 학부모들도 너무 자녀 입시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꿈과 끼를 기르도록 해주는 게 낫다’라고 했는데 해당 장관 등 장관 다수가 서울대 출신이어서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며 “고졸이거나 지방대 출신 중에는 등용할 만한 인재가 없어서 그런 건지 아예 찾을 생각도 안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문 대통령은 좀 달랐으면 싶다”고 말했다. 

이번 정권에서 요직 하마평에 오른 바 있는 한 행정학 교수는 “문재인정부가 다양성을 고려한다면 지방대 출신이나 여성, 장애인 등을 능력에 따라 기용하는 방침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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