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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로드샵…다양한 선택지 놓고 꼼꼼하게 화장품 고르는 소비자들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19-01-27 05:00:00 수정 : 2019-01-25 10: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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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이나 지금이나 아름답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은 한결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화장품 산업은 사람들의 이런 원초적인 욕망을 등에 엎고 성장하는 분야인데요.

최근 화장품 업계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화장품 브랜드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내세우고 있으며, 판매처도 다양해졌습니다.

그만큼 화장품 브랜드와 가격, 성능, 그리고 구매장소에 의해 소비자에게 훨씬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소비자 상당수가 화장품 구매시 온라인상에 작성된 사용자 후기에 많이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대표적인 화장품 판매채널로 인식되어 온 로드샵 인기가 예전만 못한 모습입니다.

가격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의견도 많으며, 무엇보다 다양한 브랜드를 비교해보고 구입하는 성향이 강한 요즘 소비자들에게 단일 브랜드만을 내세우는 로드샵이 큰 매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화장품 구입 시 가장 고려하는 요인은 '성능' '가격' '사용경험'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사용후기를 많이 고려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6개월 기준 화장품 등 뷰티 제품의 구매경험이 있는 전국 만 13~59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화장품 구매 행태 및 로드샵 이용변화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들은 화장품 구입 시 사용자 후기를 매우 중요하게 고려하며, 기존의 로드샵 뿐만 아니라 드러그스토어(헬스앤뷰티 스토어) 등의 멀티샵이나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화장품을 많이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먼저 화장품을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은 역시 성능(67.4%·중복응답)으로, 무엇보다도 화장품의 효과와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가격(49.3%)과 이전 사용경험(48.2%), 할인 여부(41.5%), 구매자 사용 후기 및 상품평(41.4%), 화장품 성분(32.6%)도 화장품 구입시 많이 고려하는 요인이었습니다.

20대 여성은 가격(10대 62%, 20대 53.5%)과 할인 여부(10대 44.5%, 20대 50.5%)에 가장 민감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실제 사용자의 후기와 평가(10대 47%, 20대 46%, 30대 48%, 40대 39.5%, 50대 26.5%)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도 확인되었습니다.

◆소비자 82.3% "화장품 구매시 온라인 입소문 영향을 받는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화장품 구매 시 다른 사람들의 이용 후기와 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강한데, 그만큼 '온라인 입소문'이 화장품 구매에 끼치는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실제 여성 소비자의 82.3%가 화장품 구매 시 입소문에 영향을 받는다(매우 많이 18.5%, 어느 정도 63.8%)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20대 여성(90%)이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평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고 있었습니다.

보다 구체적인 경험을 살펴보면, 여성 10명 중 8명(79.9%)은 소비자 후기가 별로 없는 화장품의 구매를 망설이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전 사용자의 평가가 좋을 경우 해당 화장품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젊은 여성층이 소비자 후기가 별로 없는 화장품의 구매를 꺼려하는 태도(10대 84.5%, 20대 89%, 30대 84%, 40대 74%, 50대 68%)를 많이 내비쳤습니다.

반면 조금 비싼 화장품이라도 후기와 평점이 좋으면 사는 편이라는 응답이 절반(50.8%)에 달할 만큼 사용자 후기의 영향은 상당한 모습입니다. 다만 온라인상 평가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아니었는데요. 후기를 보고 산 화장품과 블로거나 유튜버가 추천한 제품은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생각이 각각 42.6%, 25.3%에 그쳤으며, 대부분(79.1%) SNS에는 소정의 돈을 받고 쓰는 홍보 및 광고 후기가 많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화장품을 구매하는 장소는 온라인 사이트(51.9%)와 오프라인 매장(48.1%)의 비중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3040대 여성은 온라인 사이트(10대 41.3%, 20대 52.4%, 30대 60.5%, 40대 55.9%, 50대 49.3%)에서, 10대 여성은 오프라인 매장(10대 58.7%, 20대 47.6%, 30대 39.6%, 40대 44.1%, 50대 50.7%)에서의 화장품 구입 비중이 좀 더 높아, 각 세대별 화장품 구매행태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개별 장소 중에서는 드러그스토어(60.5%, 중복응답)와 로드샵 매장(58.8%)에서 화장품 구매가 주로 많이 이뤄지는 모습이었는데요. 특히 가격에 민감한 1020대 여성이 드러그스토어(10대 74.5%, 20대 80.5%, 30대 61%, 40대 48%, 50대 38.5%)와 로드샵(10대 84%, 20대 65.5%, 30대 50.5%, 40대 45.5%, 50대 48.5%)에서의 화장품 구매 경험이 매우 많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그 다음으로는 인터넷 오픈마켓(47.6%)과 멀티브랜드샵(37.7%), 소셜커머스(33.7%), 백화점(27.6%), 홈쇼핑(26.8%)에서 화장품 구입이 많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3040대 여성은 인터넷 오픈마켓(30대 53.5%, 40대 56%)에서, 50대 여성은 백화점(35%)과 홈쇼핑(46%)에서 화장품을 많이 구입하는 특성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 같지 않은 로드샵…위기 원인으로 '화장품 판매처 다변화' 꼽아

다만 화장품을 구입하는 대표적인 장소로 꼽히는 로드샵 매장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으로 조사되었는데요. 2명 중 1명(47.9%)이 로드샵이 불황이라는 사실을 체감하는 것으로, 다른 세대에 비해 2030대 여성(10대 43%, 20대 55.5%, 30대 52%, 40대 45%, 50대 44%)이 로드샵 매장의 위기를 많이 실감하는 편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로드샵 매장이 화장품 판매 장소로서 예전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화장품 판매처의 다변화’에 있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으로 화장품을 구입하는 일이 많아지고(51.9%·중복응답), 화장품을 살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들이 많아졌으며(51%), 드러그스토어의 경쟁력이 높아져(47.2%) 로드샵이 위기에 빠진 것 같다는 시각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입니다.

세일기간이 아니면 소비자들이 찾지 않고(43.5%), 더 이상 가격경쟁력이 없는 것 같다(40.6%)는 의견도 많아 이제는 로드샵 매장이 저렴한 가격만을 내세워서는 현재 입지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해볼 수 있었습니다.

로드샵과 관련한 전반적인 인식을 살펴봐도 로드샵 위기를 체감하는 소비자가 상당히 많아 보였습니다. 전체 10명 중 6명(60.8%)이 로드샵의 불황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 느꼈으며, 최근 로드샵 매장을 찾아보기가 예전보다 어려워진 것 같다는 의견(36.9%)도 결코 적지 않았는데요.

반면 현재 로드샵 불황을 잠깐의 위기일 뿐이라고 말하는 소비자(24.7%)는 드물었습니다. 10명 중 3명(30.7%)은 향후 로드샵이 아예 사라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바라보기도 했는데요.

물론 로드샵 매장의 미래를 마냥 어둡게만 보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체 68.6%가 로드샵 제품도 마케팅을 잘 한다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내비쳤으며, 구매자 후기가 좋은 제품이 있다면 로드샵 제품을 구매해 볼 의향이 있는 소비자가 82.3%에 달했습니다.

다만 요즘에는 굳이 단일 브랜드만 파는 로드샵 매장에 갈 필요성을 못 느끼는 편이라고 말하는 소비자(61%)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왕이면 다양한 제품을 구비하고, 가격경쟁력도 높은 매장에서 화장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최근 드러그스토어나 멀티샵이 화장품 유통채널로서 주목 받는 이유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드러그스토어 이용 늘어…매장 방문 재미, 다양한 제품 好好

로드샵 매장을 일정 부분 대체하는 것으로 나타난 올리브영, GS왓슨스, 롭스 등 드러그스토어는 실제 소비자의 이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94.1%가 드러그스토어를 이용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었는데, 드러그스토어 이용자 중 예전보다 이용이 증가했다고 말하는 소비자(39.3%)가 감소했다고 말하는 소비자(14%)보다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입니다.

전에 비해 드러그스토어를 많이 찾는 소비자들은 무엇보다 매장 방문의 재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었는데요. 구경하는 재미가 있고(49.5%·중복응답), 구경만 해도 심적으로 부담이 없다(41.4%)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제품의 다양성도 드러그스토어를 많이 찾게 하는 이유였습니다. 한번에 다양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고(47%), 다른 매장보다 좀 더 다양한 제품이 있으며(46.8%), 화장품 외에도 다양한 생활용품이 구비되어 있어(39.7%) 예전보다 많이 찾게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드러그스토어 이용자들이 드러그스토어에서 주로 많이 구매하는 제품은 립 메이크업(41.7%·중복응답)과 마스크팩·패치(37.2%), 스킨케어·기초제품(35.7%), 클렌징(34.9%) 등으로, 주로 화장품을 많이 구매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드러그스토어가 로드샵의 역할을 일정 부분 대체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케 하는 결과입니다.

다만 드러그스토어에서 불필요한 상품을 구매한다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대 절반 이상(56.7%)이 ‘드러그스토어 세일 기간 중 최소 금액을 맞추기 위해 지금 당장 필요 없는 물건을 사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최근 한 달 내에 드러그스토어를 방문한 적 있는 20대를 대상으로 구매 목적을 제외한 방문 목적을 물었습니다. 1위는 ‘세일 소식이 들려서(45.3%·중복응답)’였고, ‘친구와 함께 가볍게 둘러보며 놀기 위해(42.7%)’, ‘습관적으로(33.3%)’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는데요. 구매가 이루어지는 패턴도 다른 상점과는 달랐는데, 계획 소비(50.3%)와 즉흥 소비(49.7%)가 엇비슷한 비율을 보인 것입니다.

남민희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에디터는 "따라 붙는 직원도 없고,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며 구경하기 편한 분위기 덕분인지 드러그스토어는 20대의 놀이 공간에 가깝다"며 "즉흥 소비가 높은 부분이 20대 편의점 이용 패턴과 비슷한 점에서 드러그스토어 역시 20대의 일상의 쇼핑 공간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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