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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안 하나" "압박해달라"…손혜원 속기록 분석해보니 [뉴스+]

입력 : 2019-01-23 19:28:46 수정 : 2019-01-23 2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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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분야 집요하게 다그친 孫 / 2017년 3월부터 목포 부동산 매입 / 11월 교문위서 목조주택 예산 요청 / “박물관이 근·현대 작품 적극 구매” / 인연 있는 장인 지원 수차례 언급 / 추용호 소반장 공방 철거 관련해선 수차례 횟수까지 언급하며 압박도 무소속 손혜원 의원은 그간 “제가 공예 쪽에 관심이 많다”(2018년 3월19일)며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표방했지만, 소속 국회 상임위 피감기관에 특정 분야에 대한 지원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던 사실이 23일 국회 속기록 확인 결과 나타났다. 문제는 피감기관에 대한 손 의원의 요구사항이 본인이나 측근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이 100% 선의로만 볼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와 관련해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정부에 재생에너지 사업 지원을 요구한 환경운동가가 관련 기업의 주식을 매입했다면 선의가 있더라도 (이해) 충돌되는 부분이 생긴다”며 “손 의원이 문화재를 사랑하는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국회의원 지위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3일 오후 목포 현장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목포 목조주택 지원 요청

국회 속기록에 따르면 손 의원은 2017년 11월14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서 전남 목포의 목조주택에 대한 예산 증액을 요청했다. 손 의원의 조카와 지인 등 측근은 그해 3월부터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을 매입했다. 현재 고도(옛 도읍)가 어디에 있냐는 손 의원의 질문에 당시 박영근 문화재청장이 “경주, 부여, 공주, 익산”이라고 답하자, 손 의원은 “공주, 부여, 익산뿐 아니라 목포에도 지금 목조주택이 그대로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집을 뜯어서 원위치시켜 놓으면 놀라운 자원이 될 텐데 지금 (목포)시에서는 케이블카를 놓는다며 지붕만 오렌지색으로 칠하고 있다”며 “계획도 없고 아무 생각도 없다. 돈을 못 쓰고 있다. 예산 증액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손 의원 측근이 해당 지역 내 건물을 대거 사들인 사실을 놓고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자, 손 의원은 지역을 보전하고 남편이 운영 중인 서울 나전칠기박물관을 목포로 옮겨오기 위해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법과 제도 개선 방식이 아닌 측근을 동원해 지역 보전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손 의원은 2018년 2월27일 교문위에서는 “목포 조선내화 자리에 14층 아파트가 들어설 뻔했는데 조선내화 주인들이 문화재청에 요청해 한 달여 사이에 근대산업유산으로 지정됐다”며 “문화재청이 발 빠르게 움직여 지킬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회의원 고유의 의정활동을 통해 문화재 지정을 돕고 주민이 직접 나서도록 독려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으로서 이해관계 없이 압박만 하든가, 아니면 주변인들이 얽혀 있으니 침묵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혜원 의원이 설립한 한국나전칠기박물관. 21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박물관협회에 따르면 한국나전칠기박물관은 미등록 사설박물관으로 시설명에 '박물관'을 사용하지만 엄밀히 말해 박물관으로서 법적인 지위는 갖지 못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인연 있는 장인들 지원 요청도

손 의원은 자신과 인연 있는 장인들에 대해서도 피감기관에 수차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삼용, 추용호 장인은 손 의원의 디자이너 시절 함께 작업을 했다. 손 의원은 국회의원이 된 뒤 2016년 6월29일 교문위에서 “여기에 황삼용 작가의 세 작품을 출품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박물관들은 관심이 없다”며 박물관이 근대나 현대 작품을 적극적으로 사줄 것을 요구했다.

손 의원은 통영시가 150년 역사의 추용호 소반장(국가 중요무형문화재 99호)의 공방을 철거하고 도로를 내려 하자 국회에서 수차례 직접 횟수를 세가며 문화재청의 지원을 요청했다. 손 의원은 2017년 2월14일 교문위에서 “제가 국회의원이 된 후 일곱 번째 질의다. (추 장인의 공방을 철거하지 못하도록) 통영시 좀 압박해 달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손 의원은 특히 지난해 10월11일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이 현대 미술품을 사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오왕택이라고 나전칠기 분야에서 무형문화재도 아니고 지방문화재도 아닌 사람의 작품을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뮤지엄이 샀다”고 언급했다. 오 장인은 손 의원 남편이 운영하는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등기 이사다. 공예 분야와 관련해서도 박물관을 짓거나 예산을 확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손 의원은 “우리나라에는 공예박물관이 없는데 재작년에 여기(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를 공예박물관으로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손 의원의 남편은 서울 중구 봉래동 서울역사 2층에 공예품점 ‘하이핸드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이현미·이귀전·최형창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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