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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나 미세먼지 잘 관리하라'는 중국… 속내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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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22 06:00:00 수정 : 2019-01-22 09: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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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정부의 모호한 태도가 빌미 줘… 대응 시급" 중국이 또다시 ‘한국은 미세먼지를 중국 탓으로 돌리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을 공개석상에서 내놨다. 지난달 “서울 미세먼지는 주로 서울에서 배출된 것”이라고 주장한 지 한 달도 안돼 또 다시 우리나라를 겨냥해 ‘너나 잘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중국이 자극적인 메시지를 잇따라 보내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의 모호한 태도가 빌미를 줬다”며 분명한 정부 대응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21일 류빙장 중국 생태환경부 대기국 국장은 월례 브리핑에서 “다른 사람이 자기한테 영향을 준다고 맹목적으로 탓하기만 하다가는 미세먼지를 줄일 절호의 기회를 놓칠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보에 따르면 류 국장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의 공기 질이 40% 이상 개선됐으나 한국의 공기 질은 그대로이거나 심지어 조금 나빠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것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다른 조건이 그대로라면 우리(대기)가 40% 이상 개선됐다면 한국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모습. 평소에는 선명하게 보이는 롯데월드타워가 이날 미세먼지에 가려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한국 대학교수가 쓴 글을 봤다며 한국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류여우빈 중국 생태환경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서울의 미세먼지는 주로 서울에서 배출된 것”이라고 주장해 우리 국민의 반발을 초래한 바 있다.

그 또한 최근 몇년 새 중국 공기 질이 대폭 개선됐지만, 한국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다소 높아졌다는 등의 근거를 들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주 중국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 정부의 방침은 두 가지”라며 “하나는 할 말은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실질적인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중 양국은 22∼24일 한중 환경협력 회의 등 미세먼지 관련한 만남을 잇따라 갖는다.

그간 ‘중국발 미세먼지’를 비난하는 국내 여론에 침묵하던 중국이 최근들어 방어에 나선 데 대해 우리 정부의 모호한 태도가 빌미를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그동안 우리나라 정부는 중국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국민들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며 “(중국에 책임을 묻기 전에) 과학적 근거를 모아야 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었는데, 이점이 되레 ‘한국은 내놓을 패가 없구나’하는 시그널을 줬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국의 미세먼지 관리능력과 연구수준이 일취월장해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진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는 “연구장비, 인력, 국가투자 모든 면에서 중국은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대기분야 세계 톱 수준의 저널을 보면 대부분 중국 학자들이 저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이제는 우리가 조금 억지를 부려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는 중국의 자신감이 느껴진다”며 “현재 관 주도의 양국 협력에서 벗어나 민간 교류를 넓혀야 빨리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발언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장영기 수원대 교수는 “(중국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미세먼지 저감에 어느정도 자신감이 붙었다는 의미”라며 “이제 우리나라와 실질적인 협력사업을 벌이기에 앞서 기선잡기 측면으로 보이며, 중국 발언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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