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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정상회담 무엇이 달라지나…관건은 '구체적 성과'

입력 : 2019-01-21 19:32:15 수정 : 2019-01-21 23:3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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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두 정상 결단 맡긴 ‘톱 다운식’ / 2차, 비핵화 실질적 진전에 중점 / 스웨덴 실무회담 성과 없을 땐 북·미 정상 만남 연기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월 말 베트남에서 2차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1차 정상회담과 비교하면 그 내용과 파장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차 회담은 1차 때와 진행 상황은 비슷하다. 미리 회담 개최 장소와 날짜를 정해 놓고 북·미 간 고위급회담과 실무회담을 통해 의제와 공동 성명 문안을 절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1차 회담은 북한 측의 완강한 거부로 비핵화 등에 관한 세부 사항을 사전에 합의하지 않은 채 두 정상의 결단에 맡기는 ‘톱다운’ 형식에 가까웠다. 2차 회담은 이와 달리 ‘보텀업’ 절차가 강화됐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실무급 회담을 통해 비핵화, 북·미 관계 개선, 평화 체제 구축 등에 관한 세부 사항을 충분히 사전에 조율하고 있어서다.

북·미 양국의 실무협상 대표단이 2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의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이틀째 2차 정상회담의 세부 의제 조율에 나선 가운데 우리 측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 사진부터 이 본부장,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세계일보 자료사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차 회담에서 실질적인 협상보다 ‘이벤트식 협상’에 초점을 맞췄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시욕과 김 위원장의 국제적 입지 강화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1차 회담 과정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실질적인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차 회담에선 정치적 쇼가 더 이상 통하기가 어렵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성과를 얻지 못하면 국내에서 정치적 궁지에 몰릴 수 있다. 일부 미국 조야에서는 2차 회담도 알맹이 없는 1차 회담의 재판이 될 것이라는 비판론이 거세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간) 사설에서 “2차 정상회담으로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했다.

트럼프 정부는 2차 정상회담의 시간과 날짜 발표를 유보한 채 비건-최선희 실무 라인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 양보안을 내놓지 않으면 2차 회담이 물 건너갈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북·미 실무회담 성과가 없으면 2차 회담이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엄한 경비 20일(현지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이 이틀째 열리고 있는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휴양시설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의 정문 앞을 스웨덴 경찰들이 통제하고 있다. 남·북·미 실무협상 대표들은 22일까지 2차 정상회담에 대한 각 측의 입장을 설명하고 조율하는 ‘합숙 담판’을 벌인다.
스톡홀름=AP연합뉴스
미국은 2차 회담을 앞두고 유연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별·동시 행동 원칙’을 부분적으로 수용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시사 종합지 애틀랜틱은 이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및 영변 핵 단지 폐쇄에 동의하면 미국은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개설, 인도적 대북 지원, 예외 인정 등을 통한 제재 완화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즉흥적이고 예측하기 힘든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변수다. 블룸버그는 “민주당의 하원 장악, 특검 수사와 정치 스캔들로 2차 회담에 나서는 트럼프의 입지가 크게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또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갈등, 미·중 무역 전쟁, 한국의 남북 경협 추진과 중국의 대북 제재 해제 움직임 등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최대 압박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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