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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침침해져 단순 노안인줄 알았는데… 눈 중풍?

입력 : 2019-01-20 19:29:27 수정 : 2019-01-20 19: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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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의 고혈압 환자들에 많아 / 때론 초파리같은 작은점 보이기도 / 심해지면 눈앞이 뿌옇고 잘 안보여/ 망막에 충분한 혈액 공급 안돼 발병 / 고혈압·당뇨·심혈관질환 관리 중요 / 루테인·베타카로틴 많은 음식 좋아 겨울은 고혈압 환자들에게는 위험한 계절이다. 매서운 추위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고, 이로 인해 혈압이 상승한다. 혈압이 높아지면 혈관을 이루고 있는 근육과 내피세포가 손상되는데, 눈 혈관 역시 예외가 아니다. 흔히 중풍이라 하면 뇌혈관이 막혀 생기는 뇌 질환만 떠올린다. 하지만 눈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경우가 있다. 이른바 ‘눈 중풍’으로 불리는 ‘망막혈관폐쇄’를 말한다. 망막혈관폐쇄가 나타나면 시력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 실명할 수도 있다. 평소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가 눈 건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중년기 이상에서 주의해야 할 눈 질환인 망막혈관폐쇄에 대해 살펴봤다.

◆50∼70대에서 주로 발생하며, 가장 큰 원인은 고혈압

이모(52·회사원)씨는 최근 들어 눈이 침침하고 시력이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때로는 초파리 같은 작은 점이 보이기도 했지만, 단순 노안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나 증상은 점점 더 심해져 눈앞이 뿌옇게 변해 잘 보이지 않게 됐다. 놀란 마음에 병원을 찾은 결과, 망막혈관폐쇄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안과전문의가 내원자의 망막 질환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망막은 안구의 가장 안쪽에 위치해, 각막과 수정체를 지나 들어온 물체의 상을 맺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망막도 신체 여느 기관과 마찬가지로 원활하게 혈액이 공급돼야 제 기능을 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면 망막혈관폐쇄가 유발된다. 50∼70대에서 주로 발생하며,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고혈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뿐 아니라 당뇨, 심혈관 질환, 전신질환 및 혈전이 잘 생기는 혈액질환이 있는 경우 발병률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2012년 12만8901명이던 환자가 2016년 16만5361명으로 약 28% 증가했다.

◆정맥보다 동맥이 막혔을 경우 증상이 심각

망막혈관폐쇄는 막힌 혈관의 종류와 부위에 따라 증상, 치료, 예후가 다르다. 망막동맥은 심장에서 산소와 영양분이 풍부한 혈액을 망막으로 들여보내는 혈관이다. 망막정맥은 망막에서 사용하고 남은 산소와 에너지가 다 떨어진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내보내는 혈관이다. 따라서 동맥이 막히면 망막 혈액공급 자체가 차단되기 때문에 정맥이 막혔을 때보다 증상이 더 심각하고 급격히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중심동맥이 막혔을 때는 상황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중심동맥에서 갈라져 나온 분지동맥이 막히는 경우의 시력저하는 중심동맥폐쇄 때보다 대개 덜 심각하다. 망막혈관폐쇄는 동맥과 정맥 모두 발생 가능하나 정맥이 폐쇄되는 경우가 더 흔하다. 망막 중심동맥이 막히면 손가락을 얼굴 앞으로 가져와도 몇 개인지조차 셀 수 없을 정도로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망막동맥폐쇄는 일단 발생하면 시력 회복이 거의 불가능해 경계해야 한다. 최근들어 24시간 내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하여 망막의 혈류를 복구하여 시력을 회복시키려는 시도들이 있으나 아직 효과가 명확지는 않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안압을 낮추고, 혈관이 폐쇄된 원인을 찾아내 혈류를 회복하기 위한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이승규 교수는 “망막혈관폐쇄는 보통 한쪽 눈에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쪽 눈 시력은 여전히 좋고 다른 쪽도 시력저하가 서서히 진행한 경우에는 폐쇄증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방치하여 병을 키우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가 발생했다면 꼭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교적 젊은 나이에 망막혈관폐쇄증이 확인된 한 경우는 전신 심혈관계 질환이나 염증성 질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때는 반드시 전신 검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망막중심정맥폐쇄. 망막혈관이 구불구불함. 울혈이 보이며 망막 출혈 소견이 보인다.

◆정기검진과 생활 속 눈건강 관리가 중요

안타깝게도 망막혈관폐쇄에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직 없다. 한번 손상된 혈관은 다시 정상으로 되돌릴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망막혈관폐쇄증은 평소 미리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최상이다. 고혈압, 당뇨 등 질환자는 정기검진은 물론, 혈관 및 혈당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은 필수다. 혈관 건강을 해치는 음주와 흡연은 눈 건강을 위해선 자제할 필요가 있다. 눈에 좋은 루테인과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루테인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시금치 케일 순무 등 짙은 녹색채소가 있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대표적인 식품은 토마토 당근 해조류 등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김성우 교수는 “흔히 시력 감퇴 및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을 노안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으나 골든타임을 놓치면 실명에 이를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40대부터는 눈에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씩은 안과 정기검진을 통해 틈틈이 눈 건강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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