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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 가맹점 두 배 늘어 … 소비자 유인책은 고심 중

입력 : 2019-01-18 06:00:00 수정 : 2019-01-17 23: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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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시범 서비스 한 달 맞아 / 사업체 5만4000여곳 가입 신청 / 서울 전체 소상공인의 8% 수준 / 수수료 0%… 선순환 구조 기대 / 초기라 결제 시간 오래 걸리고 / 고객 입장선 별다른 혜택 없어 / 전문가 “소득공제 체감 등 필요” “삼성페이, 스마일페이, 카카오페이 그런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17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프랜차이즈 제과점. 제로페이로 결제하겠다고 하자 아르바이트 직원이 고개를 갸웃했다. 제로페이에 참여하기로 한 브랜드임에도 이 직원은 “사장님께 가맹점인지 물어보겠다”며 허둥댔다.

오는 20일로 서울시의 ‘제로페이’ 시범서비스가 한 달을 맞는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의 결제수수료를 0%까지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 속에 등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범서비스 기간은 기술적 점검기간으로 정착을 논하기는 이르다”며 “가맹점 확보가 마무리되면 본격 마케팅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시가 소상공인의 신용카드 결제수수료 부담을 없애기 위해 시범실시하고 있는 제로페이 서비스.
세계일보 자료사진

◆서울 소상공인 5만4000곳 신청… 초기보다 두 배

제로페이는 중간 단계 없이 소비자가 소상공인 계좌로 직접 대금을 이체하는 간편결제 방식이다. 네이버페이·페이코 등 간편결제 앱 4개와 15개 은행 앱을 이용해 매장에 비치된 QR코드를 인식하면 자동으로 계좌이체된다. 연 매출 8억원 이하 소상공인은 수수료가 0%여서 카드 수수료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제로페이 가입 신청을 한 소상공인 사업체는 5만4000여곳이다. 초기보다 두 배 늘었다. 서울 전체 소상공인 사업체 66만개의 8% 규모다. 그러나 여전히 제로페이는 시민들에게 낯설다. 중구의 한 편의점 직원은 “시청 직원들이 와서 제로페이로 결제하겠다고 하는 걸 본 적은 있다”며 “하지만 하루 한두 명 정도”라고 말했다.

초기라 결제시간도 오래 걸렸다. 이날 서울 여의도 GS 편의점에서 제로페이로 빵을 사려 하자 직원이 “이걸로 하겠다는 분은 처음”이라며 신기해했다. 편의점 직원은 “20초면 된다”고 자신했지만, 실제 결제 성공까지 걸린 시간은 50초쯤. 뒤의 손님에게 눈치가 보여 다섯 번쯤 “먼저 계산하세요”라고 말한 후에야 빵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금융 전문가들은 제로페이가 신용카드 수수료 구조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평가한다. 한국금융연구원 연태훈 선임연구위원은 “많은 이들이 신용카드 산업의 수수료 구조가 문제 있다는 데 공감하지만 이해관계자가 많다 보니 수수료를 대폭 낮추기는 쉽지 않다”며 “민간 간편결제 업자 역시 기대보다 자리를 잡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 연구위원은 “이런 상황에서 제로페이가 결제시장 경쟁도를 제고하려는 움직임에 다시 불을 붙인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의도는 굉장히 좋으나 아직 서울시 마케팅이 공급자 마인드 같다”고 지적했다.

제로페이의 가장 큰 맹점은 소비자를 위한 ‘당근’이 없다는 점이다. 가맹점주에게는 유리하나 소비자로서는 굳이 쓸 이유가 없다. 연 연구위원은 “좀 더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소득·세액 공제가 이뤄져야 한다”며 “예를 들어 1000원 쓰면 3원 식으로 결제와 동시에 내가 얼마나 절약하는지 계산이 가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이용자·사용처 확대 고민

서울시 역시 이용자·사용처 확대를 위한 유인책을 고민 중이다. 우선 시금고인 신한은행과 함께 시 직원들이 쓸 법인용 제로페이를 출시할 계획이다. 법인용 제로페이 앱을 만들어 직원들이 업무추진비나 사무관리비 지출에 쓰는 방식이다. 이 경우 제로페이 결제처가 많아져 이용량이 느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공무원 복지포인트 일부를 제로페이로 결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밖에 서울대공원 입장료와 공공주차장에 제로페이 할인을 적용하고, 공공자금 집행이나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료·서울시립대 등록금·시립병원 진료비 등도 제로페이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3월 정식 출시 때 구매자의 스마트폰 앱에 QR코드나 바코드를 생성해 스캔하는 방식을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송은아·김라윤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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