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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친서' 들고 간 김영철…핵담판 밑그림 나오나 [뉴스분석]

입력 : 2019-01-17 18:42:01 수정 : 2019-01-17 22: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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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전격 방문 배경·의미 / 2018년 고위급회담 계속 미루던 北, 트럼프와 직거래하려던 목적 달성 / 美는 고위·실무급 연쇄 회담 관철 / 정상회담前 실질적 비핵화 성과 별러 / 김정은 답방은 북·미회담 후 추진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2차 정상회담이 3, 4월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이 고위급 회담과 실무자급 연쇄 회담을 통해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성과를 얻어낸 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거쳐 美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7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 전용차량에 올라타고 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논의 차 워싱턴을 방문하기 위해 이날 평양발 고려항공으로 베이징에 도착했다.
베이징=연합뉴스
미국과 북한은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이후 공식적인 회담 대신 정보 당국 간 물밑 접촉을 통해 ‘북핵 담판’의 밑그림을 준비했다. 양측은 물밑 협상을 통해 북핵 담판 형식과 관련해 상대방의 요구를 수용하는 타협안을 마련했다. 우선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거래 하려는 목적을 달성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지난해 11월 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이 어렵다고 보고,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의 뉴욕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했었다. 김 부위원장은 이번에 북한 고위 관료로는 처음으로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있는 뉴욕을 거치지 않고 워싱턴으로 직행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미 해군연구소(CNA) 켄 가우스 박사는 워싱턴포스트(WP)에 “북한은 자신들이 협상할 수 있는 유일한 상대는 트럼프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들은 이것이 지도자 대 지도자 간 관계이고, 폼페이오 장관이나 비건 대표와 만나는 것은 단지 회담 실행계획을 짜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거쳐 美로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7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워싱턴행 항공기에 탑승하러 이동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논의 차 이날 오전 평양발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뒤 유나이티드항공 편을 이용해 워싱턴으로 떠났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 받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국은 김 부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면담을 수용하는 대신에 폼페이오·김영철 간 고위급 회담에 이은 비건·최선희 간 실무 협상을 관철한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고위급 회담이 끝나는 대로 스웨덴으로 가서 최 부상과 만날 예정이지만 그 시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고 WP가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충분한 실무 협상 없이 이뤄져 ‘속 빈 강정’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미국은 1차 정상회담과 같은 ‘톱 다운’ 방식이 아닌 ‘보텀 업’ 과정을 강화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고위급·실무자급 회담을 통해 비핵화 문제 등에 관한 실질적인 성과를 얻어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하려는 북한이 미국의 이런 입장에 어느 정도 호응할지는 알 수 없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부위원장.
사진=AP·뉴시스
폼페이오·김영철 회담에서는 2차 정상회담에서 다룰 핵심 의제를 놓고 치열한 힘겨루기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대 쟁점은 대북 제재 완화 문제이다. 조슈아 폴락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김 부위원장의 유일한 방미 목적은 대북 제재에 관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설득하는 게 최선이고, 유일한 방법이라고 북한이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3∼4월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제기되면서 김 위원장의 방남 일정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2차 정상회담 결과를 살펴본 뒤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중재자 입장을 담당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 내용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고유환 동국대학교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어떻게 잡히는지, 그리고 관련해 성과가 있느냐에 따라서 남북 정상회담도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도 “지금은 김 위원장의 답방 시기보다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한국과 미국의 상응 조치 마련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정선형 기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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