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손흥민은 체력 부담을 고려해 벤치 대기 혹은 교체 출장 등이 전망됐었다. 그러나 대표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은 승리해야만 조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이번 경기에 그를 선발로 내세우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다만, 손흥민을 기존의 측면 공격수 대신 4-2-3-1 전형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해 수비부담을 줄였고, 일부 역습장면을 제외하고는 행동반경도 최대한으로 축소시켰다. 여기에 최전방 황의조(27·감바 오사카)에게 좀 더 적극적 수비가담을 하도록 지시해 손흥민의 수비 공백을 메웠다. 에이스를 최대한 활용하되 체력부담을 덜어주는 절충점을 찾아낸 셈이다.
16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돌파하고 있다. 뉴시스 |
안정적 리드를 얻은 한국은 이후로도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며 2-0 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이날 2득점에 모두 관여한 손흥민은 후반 43분이 돼서야 구자철(30·아우크스부르크)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벤투 감독은 피곤한 가운데에서도 경기를 승리로 이끈 손흥민에게 깊은 경의를 표했다. 그는 “손흥민은 경기장 안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선수다. 모든 감독은 당연히 그런 선수를 쓰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면서 “손흥민이 노력과 희생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조별리그를 3전 전승(승점 9) 무실점으로 마치며 C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대표팀은 5일간의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뒤 22일 A·B·F조 3위 중 한 팀과 8강 진출을 놓고 겨룬다. 여기에 벤투 감독 취임 후 6승 4무로 무패 행진을 10경기로 늘렸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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