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기대대로 ‘재기’는 가능할까. 3연속 패배를 당할때 보수진영 내에서는 몰락 원인을 가치·철학 부재에서 찾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재기를 원하는 보수 내에 가치 재정립과 철학 성립을 위한 움직임은 과연 있는가.
한국갤럽이 지난 11일 발표한 주간 정례조사결과(1월 8일∼10일 실시,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16%을 기록했다. 40%의 더불어민주당 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한국당 지지율은 2018년도 하반기로 접어면서 10%대 후반대를 꾸준히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20%대 중반대로 민주당과의 격차가 좀 더 줄어든다.
이러다보니 한국당 내에서는 재기에 대한 기대감도 서서히 흘러나온다. 한 한국당 당직자는 12일 “내년 총선에서 잘 하면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어느정도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TK(대구·경북) 등 당 지지기반이 강한 곳에서 이러한 예측이 강하게 흘러나온다는 전언이다. 중도보수 유권자 지지를 받고 있는 바른미래당과의 ‘보수대통합’ 등이 이뤄지면 총선 과반도 가능하다는 예측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국당이 가치·철학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례는 5·18 진상조사위원 선정을 둘러싼 논란에서도 엿볼 수 있다.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지만원씨를 임명해야 한다는 친박(친박근혜)계 주장으로 당은 몇달째 조사위원을 임명하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지씨가 나경원 원내대표를 감정섞인 언어로 비난하는 일까지 빚어졌다. 최근에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투입된 공수부대 지휘관을 추천할 방침이라는 주장까지 나왔고 나 원내대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보수진영 내 한 관계자는 “지씨가 아니다 싶으면 바로 자르고 5.18 운동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혔어야 했다”며 “당내 일부 세력 저항이 무서워서 우왕좌왕하면 어떻게 하자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결국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의 재기는 여권 실패의 반사이익만으로는 불가능하다. 한국당 관계자는 “우리가 어떤 당이다라고 확실히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표를 달라고 하고, 이길 수있다고 생각하는 근거가 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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